"샤넬백 내놓자 감형"…'건진법사' 전성배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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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통일교 청탁 대가 맞다"
김건희 공모 혐의 인정
"윤 전 대통령-통일교 정교유착 발생"
샤넬백·목걸이 제출하며 일부 자백
2심서 1년 감형

지난 1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측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통일교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이의 '정교 유착'까지 언급하며 혐의의 중대성을 지적했지만, 전씨가 재판 과정에서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샤넬백 등 증거물을 제출한 점을 감형 사유로 반영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무신)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억8000여만원 추징과 압수된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몰수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형량을 1년 낮췄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전씨가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핵심 쟁점이었던 '샤넬백 선물'의 성격에 대해 재판부는 "단순한 호의성 선물이 아니라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고 못 박았다.

전씨 측은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이어서 구체적 청탁이 존재하지 않았고, 단순 친분 형성 차원의 선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김 여사는 향후 대통령 직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었고, 통일교 측 역시 대통령 직무 관련 알선을 기대하며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는 게 사회 통념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전씨가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3000만원을 받은 혐의와,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2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지방선거 공천 청탁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결국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씨는 통일교 측 청탁 내용을 김 여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알선을 했다"며 "그 결과 윤 전 대통령과 통일교 사이에 정교 유착 관계가 형성됐고,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씨가 1심 재판 과정에서 기존 진술을 바꾸고 일부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했으며, 샤넬백 등 주요 증거물을 제출한 점은 감형 사유라고 판단했다.

이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타인의 범죄 규명에 기여한 경우 형을 감경하도록 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조항에 따른 것이다. 1심은 전씨가 수사 단계에서는 혐의를 부인해 수사가 장기화됐다며 감경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2심은 "과거 수사 단계 진술을 이유로 필요적 감면 사유를 배제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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