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군의 ‘산골 생태유학(사진)’에 참여한 도시 거주 가족들은 청정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수업을 받는다. 지난해 유학생 33명 전원이 2학기 연장을 신청할 만큼 만족도가 높다. 학부모는 지역홍보 기자, 도서관 사서 등 일자리도 함께 지원받으며 ‘인제살이’를 체험하고 있다.
전남 고흥군의 체류형 프로그램 ‘고흥 유랑단’에 참여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방치되던 한전 사택을 개조한 ‘고흥스테이’에서 머물다가 실제 전입을 결정했다. 주말엔 농장 일을 돕고, 저녁엔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체험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무려 45 대 1에 달했다.
행정안전부는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 타지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돕는 ‘고향올래(GO鄕ALL來)’ 사업 대상을 선정했다. 전국 41개 지방자치단체 중 12곳을 뽑아 총 106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한다. 주요 분야는 워케이션, 런케이션, 로컬유학, 두 지역살이, 로컬벤처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워케이션(work+vacation) 분야다. 폐교와 자연휴양림, 치유숲을 사무실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강원 삼척시는 폐교를, 충북 청주시는 미원 별빛자연휴양림을, 전북 진안군은 고원 치유숲을 재단장한다. 근무 시간엔 업무에 집중하고, 퇴근 후 맛집·명소 탐방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처음 도입된 ‘런케이션(learn+vacation)’ 분야엔 전북 무주군이 선정됐다. 무주 읍내에 오감놀이학교를 세우고, 책·음식·놀이로 배우는 창의 교육을 선보일 계획이다.
두 지역살이 분야 사업은 충남 부여, 전남 함평, 경북 청도에서 펼치기로 결정했다. 고택, 전통가옥, 창업지원센터 등을 활용해 한 달 살아보기를 지원하고, 정착과 창업으로 연결한다.
로컬유학은 인제 외에도 강원 고성, 전북 완주, 경남 거창이 참여한다. 고성은 직업체험형 ‘고성 키자니아’, 완주는 24시간 기숙형 유학, 거창은 가족형 주택과 부모 일자리까지 연계해 가족 단위 이주를 유도한다. 로컬벤처 분야에서는 전북 익산과 경북 상주가 청년 창업 실험 공간을 마련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