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자신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해 "의례적인 답장"이라고 17일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누구라도 카톡 오면 의례적인 답장을 하는 게 통례인데, 민주당에서 공개한 그게 무슨 죄가 되냐"며 "내가 '명태균을 모른다'고 한 일이 없다. '알지만 그런 사기꾼은 곁에 둔 일이 없다'고 했다"고 썼다.
홍 시장은 "내가 먼저 보낸 것도 아니고, 그렇게 뜸 들이다가 겨우 찾아낸 게 그거냐"며 "그거밖에 없나. 계속 공개해봐라. 지난번에는 공식 석상에서 인사말 한 걸 시비 걸더니, 그렇게 하면 이재명은 백번도 더 처벌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명태균과 범죄 작당을 한 일이 있다면 정계 은퇴한다고 했다"며 "시비 걸 게 없으니 어이가 없다. 양아치 밑에서 정치하느라 고생 많다. 민주당 국회의원들 수준하고는 쯧쯧"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과 명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2월 5일 명씨가 홍 시장에게 '생신 축하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홍 시장은 '땡큐'라고 답했다.
또 진상조사단은 2023년 7월 10일에는 명씨가 '무덥고 습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라고 보낸 메시지에 홍 시장이 '명 사장 요즘 어떻게 지내나'라고 안부를 묻고, 명 씨는 '건강 잘 챙기세요'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명씨 변호인이 명씨와 나눈 메시지 등을 공개한 데 대해 "명태균과 내가 작당한 게 나와야 될 것 아니냐"라며 "명태균 범죄에 연루됐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내가 답변을 해줬다 치더라도 그게 무슨 죄가 되나. 내가 보낸 것도 아니고 자기가 보낸 것 아니냐. 카톡에 전화가 오는 사람이 많은데 덕담 안 하냐"며 "사기꾼도 오고 도둑놈도 카톡 다 온다. 내가 보내야지 자기 혼자 일방적으로 전화해 놓고 통화했다 그러면 그게 맞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홍 시장이 지난 2월 "명태균 황금폰에 전화 한 통, 카톡 한 자 안 나올 것"이라고 했던 것을 문제 삼고 공세를 펴는 분위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