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전망치 0.6%P 낮춰
세계경제 성장률은 3.3→3.1%
17일(현지 시간) OECD는 ‘중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OECD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췄는데, 또다시 0.6%포인트 내렸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무역장벽 확대와 정책적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주요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요인은 트럼프 리스크”라며 “비상계엄 여파로 국내 경기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3.1%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낮췄다.韓 성장률, 관세 맞은 멕시코-캐나다 다음으로 큰폭 하향
韓 성장률 1.5%로 낮춰
美 올해 성장률도 2.4%→2.2%
OECD “무역장벽 해결법 찾아야”
미국이 처음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성장률 전망치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멕시코는 2.5%포인트나 낮춰 올해 1.3% 역(逆)성장할 것으로 봤고, 캐나다는 3개월 전보다 1.3%포인트 낮은 0.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각국 정부는 국가 간 보복성 무역 장벽이 크게 높아지는 걸 피하기 위해 글로벌 무역 시스템 내에서 우려를 해결할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의 공급망 연계가 약해지면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북미 3개국 주요 산업별 공급망 연계 강화 정책과 시사점’에 따르면 북미 간 공급망 연계로 북미의 부가가치 수출이 1% 늘면 한국의 부가가치 수출과 총수출은 각각 약 11.7%, 1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달 한국의 일평균 수출액은 23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 특히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3.0% 줄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큰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내수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건설 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수출 증가세 둔화, 경제심리 위축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1월에는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나기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좋지 않으면 내수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건설 투자가 부진한 데다 구직단념자도 늘어나는 등 고용 시장이 좋지 않아 소비 회복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1%대 중반 성장률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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