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윤하는 올 시즌 팀의 3선발로 낙점됐지만,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그가 등판한 4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한 것도 아쉽다. 지난 시즌 막판 보여줬던 이닝소화능력을 다시 보여줘야 키움 선발진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스포츠동아 DB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키포인트는 마운드, 특히 선발진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을 활용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터라 마운드가 어느 정도만 버텨줘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발진에선 외국인투수 케니 로젠버그~하영민의 원투펀치와 4선발 정현우가 최소한의 몫을 해내며 버티고 있다.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선 키움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신인 좌완투수 정현우가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소화하며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4.80으로 잘 버틴 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3선발로 낙점한 김윤하와 5선발 자리가 문제다. 김윤하는 올 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ERA) 8.38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3안타 1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기대를 키웠지만, 4월 2경기에서 ERA 9.72로 좋지 않았다. 볼넷을 남발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7개의 홈런을 맞는 등 타자들이 치기 좋은 코스에 공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그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한 것도 아쉽다.
5선발로 출발한 신인 윤현은 3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 없이 1패, ERA 9.28의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윤현을 대체한 조영건은 올해 첫 선발등판에 나섰던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1.1이닝 2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윤하와 5선발이 선발등판한 8경기에서 키움은 단 1승(7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더욱이 키움의 계투진도 강력함과는 거리가 있다. 첫 5경기에서 실점 없이 3세이브를 따낸 마무리투수 주승우를 비롯해 박윤성과 오석주 등 새 얼굴이 나타난 덕분에 걱정을 덜었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진 경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며 끌고 갈 수 있어야만 경쟁이 가능하다. 14일까지 선발투수가 QS를 기록하지 못한 13경기에서 3승(10패)에 그친 것도 키움의 약한 불펜과 궤를 같이한다.
5선발은 유동적일 수 있다. 그러나 김윤하는 당분간 믿고 갈 수밖에 없다. 키움이 그를 3선발로 낙점한 이유도 명확하다. 프로에 첫발을 내딛은 2024시즌 선발등판했던 12경기에서 4차례 7이닝, 7차례 6이닝 이상을 투구하는 남다른 이닝소화능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키움의 믿음은 변함없다. 김윤하가 그 믿음에 응답하면 키움 선발진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