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창작자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스무 명의 창작자에게 이 질문을 던진 뒤 돌아온 대답들을 정리했다. 영감이 번뜩이는 곳은 제각각이다. 침대, 코인노래방, 뜨개 카페, 대중 목욕탕, KTX 안 등.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일상적 공간’을 선호하는 이들은 대개 ‘나다울 수 있는 곳’ ‘쉴 수 있는 곳’이 곧 영감의 원천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자들의 직업은 작가, 만화가, 요리 연구가 등으로 다양하다. 김겨울 외 19인 지음·세미콜론·1만7000원
●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괴물’ ‘브로커’…. 유수한 명작들을 선보인 일본 영화 거장의 자전적 에세이. 그가 2019년 프랑스, 일본을 오가며 촬영했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작품 제작 과정부터 그가 영화인으로 살며 느꼈던 섬세한 감상들을 풀어낸다. 직접 만든 스토리보드부터 현장 스케치 사진도 실려 있다. 이선 호크 등 주연 배우 섭외를 위해 쓴 편지도 공개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권영주 옮김·비채·1만9500원
토마토가 자신을 먹어 치우려는 동물을 향해 뇌에 혼란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분비함으로써 먹잇감 신세를 면한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다. 스페인 무르시아대 과학철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이처럼 경이로운 식물의 사고 체계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본다. 비록 뇌는 없지만 관다발계를 통해 도파민, 세로토닌 등 인간과 동일한 신경전달물질을 주고받는 식물을 통해 ‘지능’의 본질을 되짚는다. 파코 칼보 지음·하인해 옮김·휴머니스트·2만2000원
● 달리기의 기쁨“내 세상은 그동안 내가 달려온 거리만큼 커져 있었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저자가 불안장애와 이혼으로 일상이 무너지고 난 뒤 달리기로 삶을 재건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포기하고 싶을 땐 ‘딱 1분만 더’를 외치며 5분을 뛰었고, 점차 거리를 늘려 나갔다. “수없이 비틀거리고 넘어질지언정 멈추지 않는” 모습이 감동과 해방감을 함께 준다. 벨라 매키 지음·김고명 옮김·갤리온·1만8000원● 불확실성에 맞서는 기술
국제통계기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통계학자이자 영국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인 저자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베이지안 정리, 카오스 이론, 앙상블 같은 수학 도구들을 비롯해 역사, 철학, 의학 등 다양한 학문의 최신 연구를 망라한다. 통계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읽고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지음·양병찬 옮김·생각의힘·3만3000원
● 봄날의 이야기
1968년 등단 이래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바람의 넋’ 등을 쓰며 한국 문단의 대모로 불리는 오정희의 신작 단편소설집. ‘봄날의 이야기’ ‘나무 심는 날’ ‘보배’ 등 3편을 엮었다. 각 편의 주인공인 떠돌이 암캐, 인생의 쓴맛을 알아버린 중년 여성, 하와이 이민 1세대 노인은 순서대로 청년-중년-노년을 대표한다. 저자는 “살아오는 동안 순리대로 육신은 쇠해가고 다만 안과 밖이 서로를 투사하며 어우러짐을 바라보는 시선만이 남았다”고 말한다. 오정희 지음·삼인·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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