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중국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대중 누적 관세율이 총 145%로 올라가고, 중국도 125%의 고율 관세로 맞받아쳤지만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더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5% 상승한 3238.23에 장을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관세전쟁으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공포가 아시아 증시를 집어삼킨 7일 블랙먼데이 이후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블랙먼데이 이후 지난 한 주간 상승폭은 4.57%다.
투자자들은 관세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면서도 중국 당국의 증시 부양책과 시장 지원 조치에 더 주목하고 있다.
중국 국유 석유·가스 기업인 페트로차이나와 가전업체 메이디, 배터리 생산업체 CATL 등 상장사 100여 곳은 미·중 관세전쟁이 극에 달한 시점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중국 국부펀드들은 잇따라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이 미국 관세 폭격의 주요 타깃이지만 중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당국의 재정·통화정책 완화 기조 강화, 경기 부양책 등이 중국 증시를 떠받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중국이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인하,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재개 등 추가 소비 진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에는 중국의 올 3월 신규 대출과 대출 잔액이 발표된다. 이어 16일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나온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한 가운데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수출이 관세전쟁 여파로 얼마나 흔들렸을지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