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조립 장난감 제조업체 부루커(布鲁可·Blokees)가 홍콩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첫 날 41% '급등'…IPO 흥행
지난 1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부루커는 전 거래일 대비 4.12% 상승한 88.5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16억9000만홍콩달러(약 4조930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일 홍콩 증시에 신규 상장한 부루커는 거래 첫 날 공모가(60.35홍콩달러) 대비 41% 높은 85홍콩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내수 부진 속 저가 완구 산업 호황세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쳤다. 데뷔 첫날 시가총액은 205억홍콩달러(약 3조9000억원)에 이른다.
2014년 설립된 부루커는 ‘중국판 레고’로 불린다. 유아동 전자기기와 블록 장난감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조립 장난감을 생산하고 있다. 사업 초기 유아동 블록 제품을 내놓으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2021년 울트라맨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한 조립형 장난감을 내놓으면서 급성장했다. 나루토, 트랜스포머, 마블 레전드 인피니티 등 약 50개 유명 캐릭터 IP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아동부터 성인용 장난감까지 폭넓게 취급하고 있다. 세계적인 장난감 소매업체 토이저러스를 비롯해 월마트, 미니소 등 여러 브랜드 채널을 통해 장난감을 판매하고 있다.
장난감 가격은 9.9위안(약 2000원)에서 399위안(약 8만원) 수준이다. 작년 상반기 말 기준 총 431개의 취급 품목 수(SKU)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선 조립 장난감 분야에서 반다이, 레고에 이어 세계 3위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울트라맨 장난감의 판매량은 2947만개에 달해 2023년 한 해 전체 판매량을 가뿐히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부루커는 2023년 캐릭터 장난감 거래액이 18억위안(약 3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급증하는 등 최근 1~2년 사이에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해외 IP 의존도 높은 점은 '리스크'
부루커의 작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6% 증가한 10억4600만위안(약 209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69.27% 늘어난 8억7700만위안이다. 최근 실적이 크게 불어나고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 협력업체 수는 511개로 15만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이 취급되고 있다. 다만 해외 IP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 유럽 지역 울트라맨 등 일부 IP 라이선스 계약이 올해(중국 본토는 2027년)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자체 IP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부루커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버라이어티 부루커'와 중국 전통문화를 테마로 한 '히어로즈 언리미티드' 등 2개의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자체 IP 역량 강화, 포트폴리오 확대, 공장 건설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