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를 향한 국내 투자자의 베팅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상장 첫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2배 추종 ETF에만 개인 자금 약 2조원이 유입됐다. 특히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 매수세가 가장 많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교육 신청자도 25만 명에 육박한다. 단기 투자 수요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기대가 레버리지 상품 투자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상장된 16종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중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종목을 하루 만에 6909억원어치 매수했다. 2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6673억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상장 첫날 개인들의 매수세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군에 더 몰린 셈이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3155억원)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784억원)가 나란히 순매수 상위 종목 3, 4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으로는 업계 최저 보수가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보수를 연 0.0901%로 설정했다. 기존 상장된 레버리지 ETF 평균(연 0.41%)보다 낮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의 보수는 연 0.29%로 상대적으로 높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조정)이 필요한 특성상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패시브 ETF 대비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쟁 상품 대비 낮은 수수료가 매력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타사 대비 높은 보수를 두고 "레버리지 ETF는 상장 뒤에도 유통시장 흐름을 보면서 유동성 공급자(LP)와 소통하고 새로운 공급자를 찾아야 하는데 여러 복잡한 거래구조를 가진 만큼 이를 충당할 수 있는 보수 수준을 책정했다"며 "보수율(연 0.29%)이 다른 운용사들(연 0.0901∼0.25%)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숨겨진 비용을 제외하면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도 두 운용사의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품 출시를 앞두고 초기 단계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참여하며 풍부한 유동성 기반을 확보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초기 설정 규모 합계는 3290억원에 달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 취지는 원·달러 환율 안정화였고, 이에 따라 경쟁 상대를 국내 운용사가 아니라 해외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산업이 구조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 사이에 깊게 자리 잡으면서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위한 교육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위한 교육 신청자는 24만7000명, 이수자는 22만8000명에 달했다.
지난 21일까지 교육 신청자는 10만 명, 이수자는 9만여 명 수준이었지만 상장을 전후해 신청자와 이수자가 크게 늘었다. 상장 전날인 지난 26일 하루에만 6만 명이 교육을 마쳤고, 전날에는 사이트가 '먹통'이 된 가운데에서도 4만 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이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전교육(1시간)에 더해 별도의 심화 교육(1시간)을 받아야 한다. 교육 신청자가 몰리면서 상장 둘째 날인 이날 오전 한때 교육을 수강하기 위해 1만여 명에 달하는 대기자가 줄을 서 있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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