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이르면 다음 달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재평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운 실적 개선 기대에 더해, ADR 상장 이후 미국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와 패시브 자금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더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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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_[연합뉴스 자료사진] |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19일 전 거래일 대비 7만 9000원(2.94%) 오른 276만 4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324.58%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 상승률 195.25%를 크게 웃돈다. 2000년 이후 시가총액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95.09% 수준까지 올라섰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상대적 강세 배경 중 하나로 미국 ADR 상장 기대를 꼽는다.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실적 전망을 대폭 끌어올린 가운데, 최근엔 미국 상장에 따른 투자 저변 확대 가능성이 주가에 추가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ADR은 국내 원주를 기초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예탁증권으로, 미국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직접 매수하지 않고도 달러로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비공개 방식으로 나스닥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씨티증권·JP모건·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규모는 발행주식의 약 2.5% 수준, 조달 금액은 최대 4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달 초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NDR)를 마쳤고,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심사 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장 이후 기대되는 효과는 투자 대상군 확대다. 그동안 SK하이닉스로 유입되는 해외 패시브 자금의 대표 통로는 ‘아이셰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 ETF’(EWY)였다. EWY는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대표 ETF지만, 단일 국가 ETF라는 특성상 종목 비중 제한이라는 한계가 있다. 미국 펀드 운용 규제상 단일 종목 비중이 25%를 넘기 어렵고, 5% 이상 종목의 합산 비중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해 EWY 내 비중이 커지면 ETF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보유 비중을 줄여야 한다. 반면 ADR 상장 이후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이 되면 미국 반도체 ETF, AI·기술주 ETF, 글로벌 성장주 펀드 등으로 편입 통로가 넓어질 수 있다. 반도체 섹터 ETF는 EWY와 달리 특정 한국 종목의 비중 상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작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편입 기대도 거론된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아이셰어스 반도체 ETF’(SOXX)는 운용자산이 437억달러 규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은 지수 편입 종목 중 25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연내 상장 시 2027년 9월 정기변경 때 편입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 기대도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지만, 미국 투자자 입장에선 한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이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ADR 상장 이후엔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와 직접 비교되는 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SK하이닉스는 6.9배로, 마이크론의 11배 안팎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DR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저변이 넓어지고, 나스닥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편입 시 패시브 펀드 수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SK하이닉스 ADR은 6월 SEC 승인 이후 8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같은 메모리 업종인) 마이크론을 보유한 펀드들의 즉각적인 편입이 발생하며 주가는 가파른 재평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DR 상장이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지주사인 SK스퀘어의 최소 지분율 20%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현재 상장 주식 수의 약 2.5% 이내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신주 발행이 현실화하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당 가치 희석 부담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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