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매니저, 거래前 韓 시장 체크”
코스피-나스닥100 60일 상관관계 0.46로
2년 만에 최고치…5년 평균의 3배로 뛰어
美 본사에 韓시장 PT-日 관심종목에 코스피 추가
SK하닉 美 ADR 상장으로 영향력 더 확대
“미성숙 시장이 글로벌 시장 움직여” 우려도

블룸버그통신은 1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변동이 전 세계 반도체 주식 시장에 영향을 끼치면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이 투자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JP모건 자산운용의 아시아 시장 수석 전략가가 14년 재직 기간 동안 처음으로 글로벌 팀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를 관심 종목에 추가하고 있다. 런던에 기반을 둔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하니 레다는 “이제 우리 모두 한국 투자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그 영향력이 확대됐다. 그 결과 한국의 투자 심리에 기반한 거래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시장 흐름을 24시간 내내 좌우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의 이런 분석은 전날 밤 미국 증시가 코스피에 영향을 끼쳤던 기존 역학관계가 역전됐다는 것이다. 이달 13일 AI 미래 수요에 대한 회의론으로 9% 가까이 폭락한 코스피 영향으로 SK하이닉스 미국 주식도 9.3% 하락하며 다른 반도체 주가까지 끌어 내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코스피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의 60일 상관관계는 0.46까지 상승하여 2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5년 평균인 0.16의 거의 세 배에 달한다. 뉴욕 투자회사 티그리스파이낸셜파트너스의 아이번 파인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이제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속한 동일한 변동성 생태계의 일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가 미국 AI와 반도체주의 위험을 가늠하는 장 시작 전 신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증시는 더 이상 멀리 떨어진 신흥시장의 곁가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와 일본 닛케이 225 지수 간의 상관관계도 급증했다.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일본 주식 전략 책임자인 앤드류 잭슨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 지수 차트를 분석 자료에 추가했다. HSBC 홀딩스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식 전략 책임자인 헤럴드 반 데르 린데는 “요즘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모든 회의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코스피 폭락세에 한국 영향력이 일부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는 6월 고점 이후 25% 급락하며 1조 달러(약1490조 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한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약화시킬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모두 최소 30% 이상 하락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칩 공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한국 시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글로벌 AI 투자 중심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UBS 스미트러스트웰스매니지먼트의 고바야시 지사 주식전략가는 “AI 랠리가 지속되는 한 투자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일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레버리지에 따른 등락이 큰 비교적 미성숙한 시장이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면서 주가가 펀더멘털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거래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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