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메가투자, 경부고속도 건설 비견할 만"…산업사 새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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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호남 반도체 투자]
李대통령, 이재용·최태원 회장과 첨단산업 투자 발표
호남 반도체에 힘 싣는 김용범 실장
"AI 시대, 생산거점 미리 준비해야"
삼성, 최대 5기 팹 공장 건설 계획
충청권에 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집중
SK, 메모리 생산에 최대 300조 투입
전력·용수·인재 ...

  • 등록 2026-06-28 오후 6:35:47

    수정 2026-06-28 오후 7:05:06

[이데일리 김정남 송재민 기자] “AI는 소프트웨어 혁명이 아니라 생산능력 혁명이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이 29일 청와대에서 발표할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 지방 투자 결단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지난 27일 올린 페이스북 글로 설명할 수 있다.

김 실장은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이 왕(Fab Capacity is King)”이라며 “수도권 클러스터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겠지만, AI 시대가 요구하는 생산능력은 하나의 클러스터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전력과 용수, 부지 수요를 고려하면 새로운 생산거점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전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충청·강원권(데이터센터), 영남권(피지컬AI) 등 AI 제조 생태계를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포항종합제철 건설, 삼성 수도권 반도체 투자 등 한국 산업사(史)의 전환점이 된 굵직한 투자들이 있었다”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여기에 비견할 만하다”고 했다.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이번에 내놓는 지역 투자 규모만 추후 10년 이상에 걸쳐 15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요성을 감안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서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1000조원 훌쩍 넘는 호남 클러스터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꾸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다. 특히 당초 예상과 달리 후공정 패키징 외에 반도체를 생산하는 전공정까지 포함돼 있어, 투자 규모는 말 그대로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광주·전남권에 최대 5기의 생산공장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장 1기를 건설하는데 적어도 60조원, 많게는 100조원 안팎까지 든다. 이를 근거로 추정해보면 이번 호남 클러스터 투자 규모는 최소 300조원대, 많게는 500조원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는 2047년 완공을 목표로 용인 클러스터 투자(팹 6기 360조원)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를 10년 안팎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과 호남을 더하면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을 구축하는데만 추후 10년간 700조~800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광주·전남에 메모리 생산공장을 짓는다. 투자 규모는 3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2050년까지 용인 클러스터에 600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의 용인 클러스터 조기 완공 가능성을 포함한다면 두 회사가 이번에 내놓을 반도체 투자만 10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I 시대가 지속하면 메모리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는 선제 투자가 굉장히 중요한 만큼 투자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기회는 없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 지방 줄투자 가능성

호남 외에 다른 지역들의 투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삼성의 충청권 투자는 AI 시대 들어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소재·부품 산업의 고도화 첨병으로 주목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천안사업장(차세대 디스플레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차세대 배터리), 삼성전기 세종사업장(반도체 기판) 등이 주력이 될 게 유력하다. 이재용 회장은 다음달 2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이같은 비전을 직접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의 충청권 투자 계획은 100조원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재계 순위 1위와 2위 삼성과 SK에 이어 다른 그룹들 역시 서둘러 지방 투자를 위한 정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투자 계획이 워낙 초장기에 걸친 초대형 투자이다 보니, 성공리에 완료하려면 넘어야 할 산들이 산적하다. 전력, 용수, 인력 등이 대표적이다. 기본 인프라 구축에 애를 먹을 경우 정권이 바뀌면서 당초 투자 계획이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정부가 먼저 전력, 용수 등 인프라 사업을 완비해 놓아야 한다”며 “특히 불안정한 태양광과 풍력은 반도체 팹을 가동하는데 있어 보조 수단일 뿐이다. 원자력 등 안정적인 전력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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