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첫날부터 기록적인 자금을 빨아들였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조 단위를 넘어서고 금융투자협회 서버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 ”개인은 TIGER, 기관은 KODEX”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된 18종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중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나타났다. 하루 만에 6908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역대 한국 증시에 상장된 ETF 중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액으로는 최고 기록을 새로 세웠다. 2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도 6673억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SK하이닉스 2배 추종 상품에만 1조3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쏠렸다. KODEX 삼성전자 레버리지(3155억원)와 TIGER 삼성전자 레버리지(2784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 레버리지(1572억원)도 나란히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들은 이날 하루 상위 5개 종목에서만 총 2조1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에서는 미래에셋 TIGER가 약진한 점이 눈에 띈다. 두 상품을 합쳐 총 9692억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상품보다 낮은 보수가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미래에셋 TIGER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은 보수가 연 0.0901%이지만 삼성자산운용 KODEX 상품은 보수가 연 0.29%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기관과 유동성공급자(LP) 물량을 합산한 전체 거래 규모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가 저력을 발휘했다. KODEX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전체 거래대금은 4조3882억원을 기록하며 미래에셋 TIGER(4조998억원)를 근소하게 앞서 거래 규모 1위에 올랐다.
◇ 과열 경쟁에 홈페이지 마비
이날 폭발적인 투자 열기로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는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기 위헤서는 사전교육을 들어야하는데 이날은 오전 내내 접속 지연이 일어났던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교육’ 신청자는 21만2000명, 수료자는19만3843명으로 집계됐다.
기대 수익이 사실상 같은 ETF들이 상장하면서 운용사 간 거래량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특정 자산운용사가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에 주문을 내 인위적으로 거래를 주고받는 ‘자전 거래’를 유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는 유안타·LS·SK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매수와 매도 상위 창구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하루 수천만 주의 거래를 발생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공급자로서 호가를 대주는 것 이상의 주문이 중소형 증권사에서 나왔다”며 “손실을 보더라도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일종의 자전 거래를 계속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전예진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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