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40층 3350가구로 탈바꿈
우여곡절 끝에 정비계획 공고
더블역세권에 초중고 학군지
8호선 연장 강남 접근 쉬워져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아파트가 최고 40층, 335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에 이은 동남권 최대 정비사업지로, 수년간의 내홍을 딛고 재건축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는 지난 21일 삼익그린2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안)을 공고하고 다음달 25일까지 공람에 들어갔다. 대상지는 명일동 15 일대 14만8985㎡ 용지로 용적률 299.82%를 적용해 최고 40층 아파트, 3353가구(공공주택 348가구 포함)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익그린2차는 1982년 준공된 18개동, 2400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에서 명일동 최대 규모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업이 본격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삼익그린2차는 2017년 한국자산신탁과 함께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동의율 확보에 실패하며 조합방식으로 선회했다. 이어 2021년 7월 조합이 설립됐으나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놓고 조합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 간 갈등이 격화됐다. 비대위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전 조합 집행부가 해임됐고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실태조사 요청, 조합 집행부 해임 등의 내홍이 이어졌으며 법정 공방도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조합 정기총회를 통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조합원 1300여 명이 직접 총회에 참석하고 전체 조합원의 약 75%가 정비계획 변경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사실상 갈등을 매듭지었다. 법원도 전 조합 집행부 등이 제기한 새 조합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조합 집행부가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
재건축을 통해 명일동 최대 규모 단지로 거듭나게 되는 삼익그린2차는 둔촌주공에 이은 동남권 최대 정비사업지로 꼽힌다. 명일동 중심부에 자리한 입지적 장점도 주목된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과 고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8호선 연장 구간인 암사역사공원역도 가까워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다.
고명초·명원초, 명일중, 배재중·고, 명일여고 등의 도보권 학군도 갖췄으며 명일근린공원과 길동생태공원 등 녹지공간도 풍부해 거주 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익그린2차를 두고 '포스트 둔촌주공'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입지, 규모, 교통, 학군, 녹지환경 등의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하며 서울 동남권의 주거지 지형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3주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이 전주 대비 0.13% 올라 16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동구 상승률(0.19%)은 서울 전체 오름세를 웃돌았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동구 아파트값이 고덕·명일동의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익그린2차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1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지난 16일엔 1억원가량 오른 15억8500억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단지인 삼익그린1차를 재건축해 2019년 준공된 래미안솔베뉴는 전용 84㎡가 최근 17억원대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