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는 차세대 부품인 유리기판 관련주가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유리기판을 미래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점찍고, 구체적인 도입 로드맵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C는 8.02% 오른 9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테마가 강세를 보인 지난해 상반기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뛴 후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다시 상승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피아이이(26.53%), 한빛레이저(16.24%), 필옵틱스(16.19%), 램테크놀러지(14.06%), 와이씨켐(10.11%) 등도 이날 크게 뛰었다.
유리기판은 현재의 반도체 기판에 사용되는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채택한 제품이다. 전력 소비량이 절반가량 적고 데이터 처리량이 약 8배 많아 ‘꿈의 기판’으로 불린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유리기판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상용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와 유리기판 조기 상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2028년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유리기판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의 분명한 수요를 확인한 만큼 기술적 한계만 극복한다면 시장이 크게 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아이이 한빛레이저 등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는 상용화까지 주가 변동성이 극심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뉴스 하나에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실적이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