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뇌부 총집결…'1위 탈환' 필승 전략 찾는다

삼성전자 국내외 주요 경영진이 사흘간 올 하반기 사업 전략 구상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연 관세 전쟁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생존 전략을 모색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진행되는 연례회의다. 이 자리엔 삼성전자 계열사 주요 경영진을 포함해 해외법인장 등 수뇌부가 모여 사업부문별 현안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다.

회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각각 주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같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추후 사업 전략 등 회의 결과를 보고받는다.

이번 회의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뿐 아니라 최근 확전 양상을 보이는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등에 따른 글로벌 경영 환경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리스크 점검과 지역별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이날 회의는 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먼저 연다. 다음 달 공개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플립7 출시 계획, 판매 전략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오는 18일엔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E)사업부가 회의를 진행한다.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도 같은 날 회의를 진행한다. 19일엔 전사 회의가 열린다.

당장 이달 말 미국으로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최소 25% 관세 부과가 예고되면서 이에 관한 대응 전략이 주요 논의 대상 중 하나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3일 냉장고·세탁기 등 철강 파생제품을 대상으로 관세 50%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데 대한 생산·유통 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의 경우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필요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상 처음 SK하이닉스에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D램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퀄) 테스트 통과, HBM4 양산으로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직 문화 개선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지·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이날을 시작으로 전략회의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