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뒷마당' 브라질 AI 시장 노리는 中 화웨이·바이트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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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7 15:16 수정2025.06.17 15:16

화웨이 베이징 연구개발 캠퍼스 내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 모형.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화웨이 베이징 연구개발 캠퍼스 내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 모형.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중국 빅테크들이 중남미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브라질의 사회 데이터 시스템을 관리하는 국영 기술 업체인 다타프레브가 자사의 데이터 센터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브라질의 온라인·모바일결제그룹 그루포우올파그세구로의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인 에지우올과도 AI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화웨이와 에지우올의 임원진은 중국에서 만나 전략적 업무 협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는 “중국과 중남미 국가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브라질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브라질의 재생 에너지 공급 업체인 카사도스벤토스와 함께 데이터 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국 빅테크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체결한 AI 협력 협정에 따른 것이다. 이 협정은 중국과 브라질이 AI 관련 위험에 대한 플랫폼, 교육, 안전장치의 공동 개발을 함께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국 간 기술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을 같이 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브라질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전략적 비동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기술 기업을 차단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저항하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미국식 투자 심사 제도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중국 기업과 협력할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자체적인 판단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브라질은 최근 몇년 새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SCMP는 “바이트댄스는 사용자를 추적하고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AI 플랫폼과 연루돼 미국의 조사를 받고 있고, 화웨이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며 “이같은 빅테크의 움직임은 중남미 시장에서 중국의 디지털 영향력 확대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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