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없으면 안돼'…중국 서열 6위, 삼성 공장 전격 방문

3 weeks ago 4

입력2025.04.18 16:29 수정2025.04.18 16:29

삼성전자 시안공장. 사진=삼성E&A

삼성전자 시안공장. 사진=삼성E&A

중국공산당 공식 서열 6위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가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고 삼성을 비롯한 주요 무역 파트너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8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딩 부총리는 14~16일 중국 산시성에 기업들을 시찰하면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점유율 33.9%) 낸드 업체로, 삼성 낸드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시안 공장은 전 세계 공급 물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다. 딩 부총리는 7명 중 서열 6위로, 중국 첨단 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중앙과학기술위 주임’을 겸하고 있다. 딩 부총리는 2013~2022년 시 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이다.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딩 부총리는 삼성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수록 중국의 개방 의지는 더욱 확고해진다”며 “중국은 모든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보완적인 장점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과 ‘윈윈’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삼성 시안공장을 찾은 것은 2019년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의 방문 이후 6년 만이다. 딩 부총리 방문은 인공지능(AI) 산업의 전략 물자이자 미·중 관세 전쟁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등 중국 주요 IT기업들에게 AI가속기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HBM은 2세대인 HBM2로, 최신 HBM3E(5세대 제품)보다 3세대 뒤처져 있다. 삼성이 없으면 AI가속기를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용으로 만든 저사양 AI가속기 ‘H20’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인텔·AMD 제품까지 규제 목록에 추가하는 등 대중 반도체 포위망을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AI가속기 160만개를 만들 수 있는 HBM 1300만개를 확보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