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꿈의 1나노 공정' 도입한다…빅테크 유치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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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가 2031년 1㎚(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 기술은 원자 알갱이 5개 크기의 연산 소자를 새로운 방법으로 배치한 ‘꿈의 반도체’ 공정으로 불린다. 이 같은 목표를 세운 건 라이벌인 TSMC와 본격적인 기술 경쟁을 펼쳐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기존 최첨단 공정인 2㎚ 기술에서도 대형 고객사 확보를 위해 다양한 공정을 개발하기로 했다.

◇포크 시트 도입…미세 공정 혁신 노린다

삼성, '꿈의 1나노 공정' 도입한다…빅테크 유치 총력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30년 1㎚ 반도체 공정 연구개발(R&D)을 완료하고 양산 라인에 이관하는 계획을 세웠다. 1㎚ 기술은 꿈의 혁신 공정으로 통한다. 반도체 칩 안에서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소자의 폭이 1㎚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여서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최첨단 공정인 2㎚ 기술보다 소자 폭이 절반으로 좁아지기 때문에 공정 난도가 올라간다.

1㎚ 공정에는 소자 축소와 함께 ‘포크 시트(fork sheet)’라는 새로운 구조도 도입된다. 2㎚ 공정까지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로 소자를 만들었다. 전류가 흐르는 길을 기존 3개 면에서 4개 면으로 늘려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GAA 소자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으로 좁힌 기술이 포크 시트다. GAA 소자 사이에 마치 포크를 꽂듯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벽을 세우는 기술이다. 예컨대 한 마을에서 집과 집 사이에 잔디밭을 배치하던 기존 구조에서,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구조로 바꾸는 식이다. 잔디밭을 없앤 만큼 더 많은 유휴 공간이 생겨 집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듯이, 같은 칩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위 TSMC 쫓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세계 시장 2위다. 7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TSMC와는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이처럼 독주하는 TSMC 역시 2030년 이후 1㎚ 공정에서 포크 시트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2030년 구현할 1㎚ 공정 로드맵까지 설정하면서 TSMC와 대등한 기술 경쟁을 펼칠 준비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을 발표했을 때부터 첨단 공정만큼은 TSMC를 쫓아가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2019년 세계 처음으로 7㎚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도입했고, 2022년엔 세계 최초로 3㎚ 공정에서 GAA 소자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매출이나 생산 규모 면에서 TSMC를 넘어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기술적 측면에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테슬라에서 165억달러(약 25조원) 규모 2㎚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따낸 게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표적 성과”라고 설명했다.

◇2㎚ 첨단 공정도 다변화 속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현재 최첨단인 2㎚ 기술에서도 다양한 개선 공정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의 2㎚ 칩 ‘AI6’ 양산을 위해 맞춤 공정인 ‘SF2T’를 개발 중이다. 이 칩은 2027년부터 삼성전자의 새로운 파운드리 거점인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새로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을 위해 올해부터 활용할 새로운 2㎚ 공정인 ‘SF2P’, 내년에 가동할 ‘SF2P+’ 등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2㎚ 공정 수율이 최고 60%를 넘으면서 생산성이 올라간 만큼 올해 흑자 전환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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