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취임 일성으로 '물가·금융안정' 강조…원화 국제화·CBDC에도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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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은 총재 21일 취임…임기 중 4대 중점과제
①중동발 공급충격 언급하며 물가·금융안정 '첫손'
②비은행·디지털 금융 아우르는 금융안정 새 프레임 예고
③원화 국제화·CBDC·금융안정 '삼각축' 제시
④구조개혁 과제 연구와 정책 제언 지속

  • 등록 2026-04-21 오전 10:00:00

    수정 2026-04-21 오전 10:0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신 총재는 취임사에서 중동 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해 물가와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어 △새로운 금융안정 체계 △원화의 국제화 및 디지털화폐(CBDC) 혁신 △구조개혁 연구 및 정책 제언 등을 임기 중 4대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전환기’ 중앙은행 역할 강조…물가·금융안정 동시 추구

신 총재는 이날 취임식에서 현재 대내외 경제 여건에 대해 “녹록지 않다”는 표현으로 운을 뗐다. 국내의 경우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동시에 증대됐다”며,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도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적으로는 지정학적 갈등과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으로 경제 질서 자체가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앙은행의 역사는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진화해 온 과정”이라며 “오늘 우리가 마주한 도전 또한 실천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써 내려가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전환기를 맞아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 총재는 임기 중 첫 번째 과제로 한은 본연의 역할인 물가와 금융안정을 들었다. 그는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으로 물가와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며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책 수단 재점검 △정부와 정책 공조 △시장과의 양방향 소통 강화 등으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안정 새 틀 마련…원화국제화 디지털 혁신 계획

두 번째 과제로는 금융안정의 새로운 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총재는 “오늘날 금융시장은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자산시장과도 긴밀히 연결되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며, 기존 틀만으로는 금융시스템 위험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건전성 지표에 더해 “시장 가격지표의 움직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의 확대와 시장 간 연계성 강화를 고려해,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금융기관 부외거래와 비전통 금융상품까지 분석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안정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유관기관과 함께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화 국제화와 지급결제 혁신, 거시건전성 체계를 아우르는 ‘삼각축’은 세 번째 과제다. 신 총재는 “원화의 국제화는 우리 경제 위상에 걸맞은 통화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라며, 정부와 협력해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을 중심으로 디지털 화폐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국제 결제 프로젝트인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해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도 원화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원화 국제화와 통화제도 혁신이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변화된 환경에 맞는 거시건전성 체계도 함께 논의할 방침이다.

“구조개혁은 통화정책의 일부”…조직 내 유기적 협업 강조

이창용 전 총재 시절 본격화한 구조개혁 관련 연구와 정책 제언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 총재는 네 번째 과제로 구조개혁 과제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구조적 요인은 통화정책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한 일부”라며 “우리 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직 운영 면에서는 ‘부서 간 경계 허물기’와 ‘디지털 기술을 통한 생산성 제고’를 주문했다. 신 총재는 “큰 조직 속의 작은 개인이 아니라, 실력을 갖춘 ‘큰 개인’들이 모여 더 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임직원들이 전문성 강화와 함께 종합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업무 방식 자체를 변화시켜 의미 있는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 사회에서 K점도표 등 한은의 정책 경험과 연구가 담론 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외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경제학계와 시장에서는 국제금융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석학인 신 총재의 취임으로 한은의 통화정책이 보다 정교해지고 외환·디지털 금융 분야의 국제적 보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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