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젤스를 인수했다. 올해 세 번째 인수합병(M&A)이다. 삼성전자는 젤스 플랫폼을 활용해 갤럭시 스마트폰, 워치, 링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전문 의료진과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 7일 젤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젤스는 서로 다른 전자건강기록(EHR)을 하나의 플랫폼(앱)으로 통합하는 업체다. 의사들이 복잡한 절차 없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젤스는 미국 주요 대형 병원을 포함한 500여 개 병원과 70여 개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업을 파트너사로 확보했다. 2017년 미국 대형 병원 그룹인 프로비던스헬스시스템에서 분사했다. 인수 전까지 15개 의료기관에서 5360만달러(약 733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기에서 수집한 건강정보를 삼성헬스로 통합 관리해 사용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커넥티드 케어를 이용하면 환자 상태와 의료 기록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고, 의료진과의 연결성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커넥티드 케어는 갤럭시 사용자가 편리하게 건강을 관리하고, 나아가 질병 예방까지도 할 수 있도록 돕는 삼성헬스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인수를 계기로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확장해 가전제품과도 연결, 더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삼성전자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며 “젤스의 폭넓은 헬스케어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더해 초개인화된 예방 중심 케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지난 5월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인수금액 약 5000억원)와 독일 냉난방공조업체 플렉트(약 2조4000억원)에 이은 세 번째 M&A다. 삼성은 지난해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인공지능(옥스퍼드시멘틱테크놀로지스), 헬스케어(소니오) 분야 기업을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 기업설명(IR) 행사 등에서 꾸준히 M&A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추가 인수 계약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AI, 로봇,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분야에서 인수와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