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자 챔프전 MVP’ 대기록 쓴 허훈…“체력 더 남아, 한 발 더 뛰는 사람이 우승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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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훈(왼쪽)과 허웅(오른쪽)의 어머니 이미수 씨가 13일 경기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끝난 뒤 두 아들이 획득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소 짓고 있다. 고양=뉴시스

KCC 허훈(왼쪽)과 허웅(오른쪽)의 어머니 이미수 씨가 13일 경기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끝난 뒤 두 아들이 획득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소 짓고 있다. 고양=뉴시스

“한 발 더 뛰는 사람이 우승을 하는 것이다.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KCC ‘야전 사령관’ 허훈은 13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의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정규리그 6위 KCC는 이날 5위 소노를 76-68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로농구 사상 정규리그 6위로 봄 농구 막차를 탄 팀이 챔프전 정상에 오른 건 처음이다.

허훈은 챔프전 5경기에서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최장 시간인 194분 13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평균 15.2득점, 9.8도움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허훈의 차지였다. 허훈은 기자단 투표 98표 중 79표를 획득했다.

코트 위에서 온 힘을 쏟았는데도 경기 후 만난 허훈은 여유가 넘쳤다. 형 허웅과 함께 인터뷰에 나선 허훈은 “챔프전에 가면 체력이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것 같다. 그만큼 뛰었기에 MVP라는 좋은 상까지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옆에서 동생을 지켜보던 형 허웅은 허훈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MVP, 마이 브라더”라고 말했다.

KCC 허훈(가운데)이 13일 소노와의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 방문경기에서 승리해 우승을 확정한 순간 두 팔을 높이 들고 포효하고 있다. 고양=뉴스1

KCC 허훈(가운데)이 13일 소노와의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 방문경기에서 승리해 우승을 확정한 순간 두 팔을 높이 들고 포효하고 있다. 고양=뉴스1

이날 허훈이 챔프전 MVP에 오르면서 아버지 허재(1997~1998시즌), 형 허웅(2023~2024시즌)과 함께 ‘삼부자 챔프전 MVP’ 기록도 탄생했다. 이 때문에 허 씨 가문에는 ‘어머니 이미수 씨만 빼고 전부 다 MVP’란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러자 허훈은 “엄마도 (농구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것 같다”고 농담하며 “삼부자가 MVP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어머니 덕이다. 짐승 3마리를 키운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허웅 역시 “어머니야말로 MVP”라고 거들었다. 이날 두 아들이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을 지켜본 어머니 이미수 씨는 “두 아들이 한 팀에서 뛰니까 걱정이 2배로 늘었는데 오늘 기쁨 2배로 보상을 받는 것 같다”며 “삼부자 챔프전 MVP 기록을 완성해준 (허)훈이가 대견하다”고 했다.

두 아들은 어머니 이 씨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챔피언의 기쁨을 나눴다. 이 씨는 “트로피를 들어보니 무게가 꽤 나가더라”며 “아들들이 그 무게를 견디고 자기 길을 걸어가서 고맙다”고 했다.

2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 허훈은 2년 전 KCC가 챔프전 정상에 올랐을 때 형과 맞대결을 펼쳤던 KT 선수였다. 당시 허훈은 챔프전 5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평균 26.6점을 올리고도 첫 우승과 챔프전 MVP를 모두 형에게 내줘야 했다.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CC 허훈이 13일 경기 고양소노아레나에서 림 그물을 자르는 세리머니를 하기 전 두 팔을 벌린 채 환호하고 있다. 고양=뉴스1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CC 허훈이 13일 경기 고양소노아레나에서 림 그물을 자르는 세리머니를 하기 전 두 팔을 벌린 채 환호하고 있다. 고양=뉴스1

우승에 목말랐던 허훈은 이번 시즌 KCC로 둥지를 옮겼다. 각 포지션에서 리그 최정상급 선수인 최준용, 송교창, 허웅에 허훈까지 가세한 KCC는 ‘슈퍼 팀’으로 불렸다. 허훈에게 슈퍼 팀이란 수식어는 부담이 되지 않았다. 허훈은 “이렇게 완벽한 선수들과 언제 뛰어보나. 슈퍼 팀이라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과 함께 우승 반지를 끼러 KCC에 온 내 선택이 옳았다는 걸 결과로 증명했다. 내년에도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형 허웅은 “앞으로 동생과 함께 농구할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우리 둘이 좋은 역사를 써내려갔으면 좋겠다. 오늘은 훈이가 챔피언”이라며 웃었다.

고양=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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