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체코 원전계약 불가피 연기…계약 자체엔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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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전력공사 본안 소송 제기에,
체코 법원 계약 중지 가처분 명령
"경쟁당국이 두 차례 기각한 사안,
본안 소송에는 문제 없으리라 기대"
한수원 "법적 절차 잘 마무리할 것"

  • 등록 2025-05-07 오전 10:20:08

    수정 2025-05-07 오전 10:20:20

[산업부 공동취재단·김형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따낸 체코 원전수출 계약이 서명 하루 전 현지 법원의 제동으로 중단된 가운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법적 분쟁에도 이후 사업 추진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덕근(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저녁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체코 원전 수출계약 연기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사진=산업부)

안덕근 장관은 6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 도착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약은 불가피하게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됐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본안 소송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란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체코 법원은 이날 체코 측 발주사인 EUUⅡ(체코전력공사의 자회사)와 이를 수주한 한수원이 다음 날 프라하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26조원 규모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사업 계약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명령을 결정했다. 이번 입찰의 불공정성을 주장해 온 경쟁사 프랑스전력공사(EDF)의 계약 중단 가처분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체코 측도 예기치 않은 상황이었던 만큼, 안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 대표단도 서명식에 참석하러 체코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이 소식을 접해야 했다.

안 장관은 “EDF가 지난 2일 본안 소송을 걸었으나, 이번 결정에 앞서 체코 경쟁당국(UOHS)이 두 차례나 이의 신청을 기각했던 건인 만큼 체코 정부도 ‘그게 되겠나’ 싶었던 것 같다”며 “우리도 체코 측과는 긴밀하게 소통해 왔고 체코 측의 통보에 따라 대표단이 체코로 오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체코전력공사 측은 체코 법원 측의 결정에 반발해 상고할 예정이다. 기자 간담회에 배석한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7일 오전(한국시간 저녁) 체코전력공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법적·절차적 문제를 설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체코 정부는 체코 법원의 본안 소송에선 승소하리라 보고 후속 대책을 추진한다. 체코를 찾은 안 장관 일행도 공식 계약 서명을 뺀 나머지 현지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정부 대표단은 체코 총리와 회담하고, 국회 대표단은 7일 상원의장과 오찬 행사를 진행한다. 한-체코 간 원전 협력 약정에 사인하는 행사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늦어진 계약식이 언제 다시 진행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현지 언론에선 최소 6~8주, 본안 소송 진행 땐 6~8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장관은 “며칠일지 몇 달일지 예단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체코 정부로선 엄청난 기회비용이기 때문에 (오래) 지연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 같고 법원도 여러 상황을 봤을 때 불필요하게 지연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계약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일본이 튀르키예 현지 원전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에도 최종 계약은 결렬된 사례도 있다.

안 장관은 “터키와 일본의 계약 무산은 전력구매 계약이나 재원조달 등 상업적인 조건이 안 맞았던 것이므로 이번 사례와는 다르다”며 “체코 측이 경쟁이 치열한 국가적 중요 사업으로서 마지막 발표 순간까지 매우 민감하게 노력하는 걸 봤기에 (EDF가 문제제기한) 불공정 경쟁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EDF가 계속 소송을 걸고 있는데 이 문제가 일말의 우려나 의혹이 없도록 깨끗하게 정리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정부가 지원하거나 소명할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체코전력공사는 경쟁력과 효율성을 다 따져 우리를 선택했는데, 그 기준을 못 맞춘 (EDF 등) 유럽 기득 세력은 원자력 산업을 자기 시장이라고 생각해 법적으로 (계약을) 지연시키는 등의 여러 전략을 쓰는 것 같다”며 “발주처와 긴밀히 공조해 체코 국민의 신뢰를 받고 법적 절차를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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