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곧 직접 미국을 찾아 트럼프 행정부와 잇따른 관세 조치에 대한 협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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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 대응과 관련한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안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미국 관세조치 대응 계획 질의에 “(현재 미국에 있는)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돌아오는 대로 필요한 내용을 파악·분석한 후 미국에 갈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국 측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되겠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통화 후 일본과 함께 한국을 우선 협상 대상으로 지목한 만큼 안 장관의 방미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70개국이 상호관세와 관련해 미국과의 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올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매월 미국을 찾아 미국 상무부 등 카운터파트너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대미 흑자 폭이 크다는 이유로 경쟁국 대비 높은 25%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안 장관은 “최선을 다해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하고 있지만, (상호관세 부과는) 우리가 바랐던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앞선 노력이 전체 협상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본부장의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모든 국가에 적용된) 10%의 기본관세가 협상 대상인지, 상호관세를 국가별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라며 “미국이 조선·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관계부처 및 관련 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대미 협상 카드를 구체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 아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의 한·일 양국 참여를 요청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이에 확답하지 않은 채 사업성 여부와 함께 어떤 부분에서 어떤 형태로 참여할 수 있을지를 검토 중이다.
그는 “한국 통상은 지금껏 전투에서 진 적은 있지만 전쟁에선 한 번도 진 적 없다”며 “이번에도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소통 부재 지적에 대해서도 “협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좋은 결과를 낸 후 그동안의 노력을 일부라도 설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국내 산업의 업종별 피해 대책 마련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통상 문제는 지나가는 큰 태풍이지만, 이 과정에서의 우리 산업 경쟁력 확보가 걱정”이라며 “중장기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 위기를 마주한 석유화학 업계와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팅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곧 지원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GM 철수설을 우려한 허성무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GM은 우리 자동차 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부도 굉장히 주의 깊게 보는 중”이라며 “같이 잘 끌고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