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산불이 동시 다발한 가운데,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5시 45분 현재 해안을 제외하고 내륙 지역은 대부분 습도가 25% 아래에 머물고 있다. 대형 산불이 난 경남 산청은 전날 오후 11시 기준 실효습도가 36.76%에 그쳤다.
닷새간 상대습도를 토대로 산출하는 실효습도는 나무 등이 메마른 정도를 나타내며, 통상 50% 이하면 큰불이 나기 쉬운 상황으로 판단한다.
기상청 중단기 예보를 보면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가까운 시일은 27일이다. 27일 전까지는 백두대간 동쪽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
전남과 경남서부 남해안과 제주에 기압골의 영향으로 24일 늦은 새벽부터 오전까지 강수량이 5㎜ 안팎(제주) 또는 1㎜ 내외(남해안)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26일 중국 상하이 쪽에서 기압골이 동진해오면서 늦은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는 전국으로 확대돼 대부분 지역에서 27일 오후까지, 충청·남부지방·제주에선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산불이 이어지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은 강수량이 예년 대비 67.4%(61.3㎜)와 54.2%(73.5㎜)에 불과하다.
월요일인 24일부터는 바람도 다시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전국에 순간풍속 시속 55㎞(산지는 70㎞) 안팎의 강풍도 다시 불기 시작하겠다. 큰불이 나기 쉽고, 불이 나면 끄기 어려운 상태가 다음 주 중반까지는 이어지는 것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백두대간 동쪽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행과 캠핑 등 야외활동 시 화기 사용을 삼가고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