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증산 드라이브에 시장 충격…WTI 0.9%↓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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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05 19:32 수정2025.06.05 19:33

사우디 증산 드라이브에 시장 충격…WTI 0.9%↓ [오늘의 유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증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유가가 사흘 만에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와 미국 내 휘발유 재고 급증에도 주목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56달러(0.88%) 내린 배럴당 62.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도 0.77달러(1.17%) 하락한 64.86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우디 증산 드라이브에 시장 충격…WTI 0.9%↓ [오늘의 유가]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 차원에서 추가 증산을 확대하길 원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날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는 오는 8월과 9월 최소 하루 41만1000배럴의 증산을 희망하고 있으며, 여름철 수요 피크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신속한 실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 지앤 치셩퓨처스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증산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과거 사례로 볼 때 가격 전쟁 위험이 커졌다"며 "이는 유가에 매우 부정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들어 원유 가격은 미·중 무역전쟁이 경기 둔화와 에너지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속에 약 13% 하락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에 있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소.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에 있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소. (사진=로이터)

OPEC+는 당초 지난 4월부터 하루 13만8000배럴씩 기존 감산을 점진적으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증산을 시작했지만, 5월부터는 하루 41만1000배럴로 증산 속도를 높였다. 이달과 7월 역시 동일한 규모로 증산이 예정돼 있다.

우에노 츠요시 일본 NLI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발 공급 차질과 이란-미국 간 핵 협상 교착 우려에도 유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OPEC+의 산유량 증가는 유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휘발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달 30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430만4000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보다 감소폭이 컸지만 시장은 휘발유 재고 급증에 더 주목했다. 휘발유 재고는 521만9000배럴 증가해 지난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24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었다. 디젤·난방유 등을 포함한 중간유 재고도 423만 배럴 늘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정제공장의 원유 수요 증가로 원유 재고가 줄었다"면서도 "메모리얼데이 이후 공급이 크게 증가한 반면 수요는 약세를 보여 정제 제품 재고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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