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부리 라운지]
포제스한강·레이크팰리스
고가주택서 근저당 매물 등장
5억~7억 빌려주고 이자받아
대출 막히자 거래유인책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을 계기로 매도인 근저당 거래 방식이 주목받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한강변과 경기 성남 분당의 고가 주거단지에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직접 자금을 대주겠다는 매물 광고가 다수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대출이 크게 제한되는 20억원 초과 구간에서 매도인이 금융회사 역할을 대신하는 이른바 ‘매도인 금융’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2일 매일경제가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콕집에 의뢰해 전국 아파트·오피스텔 매물 광고의 중개사 작성 설명 문구를 전수 분석(21일 기준)한 결과,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직접 자금을 대준다고 명시한 광고는 모두 호가가 20억원 이상 매물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한강 전용면적 168㎡ 매물(호가 54억원)에는 ‘매도인 근저당 가능’이란 문구가 달렸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6㎡(28억6000만원)는 ‘매도인 잔금 5억 대여 가능’ ‘매도인 대출 가능’ 등 조건을 내걸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원4단지휴먼시아푸르지오 186㎡(23억원)는 ‘집주인 대출 7억 가능’,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 81㎡(20억원)는 ‘집주인 대출 6억’을 명시했다.
이날 매일경제가 직접 매수를 문의해본 결과 이들은 실제 매도인이 근저당 설정을 통한 매각 의사가 있는 매물이었다. 이들 중 한 물건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 대표는 “매도인이 다른 데 또 집이 있고 여유가 있는 편이라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나중에 받아도 된다는 입장”이라며 “나라에서도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허락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근저당권을 설정하며 이자는 받지 않기로 한 것과 달리, 이들 매물 매도인은 이자를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또 다른 매물을 담당하는 중개사는 “매도는 하고 싶은데 요즘 워낙 대출이 안 나오다 보니 집주인이 일종의 우회 방법을 쓰는 것이지만 불법은 아니다”며 “근저당권 설정에 대한 대가로 은행 이자 수준의 이자는 받는다는 게 매도인의 방침”이라고 답했다.
매도인 대출 조건의 광고 3건이 올라왔던 레이크팰리스의 경우 해당 거래 방식이 온라인 등에서 화제가 되자 현재는 관련 문구가 모두 삭제됐다.
이들 매물의 공통점은 호가가 모두 20억원을 넘는다는 것이다. 현행 규제상 수도권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제한된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일괄 축소했다. 이처럼 은행 대출로는 잔금 마련이 어려운 구간에서 매도인이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조건이 거래 유인책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매도인 대출을 활용한 실제 거래 빈도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도인 근저당은 매물을 내놓는 단계가 아니라 매수인과의 협상 과정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통령 사례를 통해 위법이 아닌 거래 방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초고가·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유사한 방식의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 부부가 보유했던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고 16일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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