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은 7월 말 합의한 3500억 달러(약 501조 원) 대미 투자액 중 2000억 달러는 미국 정부가 만드는 특수목적법인(SPV)에 투자하고, 1500억 달러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넣기로 합의했다. 다만 SPV 투자액에 대해서는 200억 달러를 연간 투자 상한액으로 정하고,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마스가 투자 1500억 달러는 한국 조선업체의 투자에 국내외 은행이 대출·보증하는 방식이다. 대신 미국은 일반 한국 제품 상호관세는 15%로 유지하고, 자동차·부품에 부과되던 25% 관세율도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당초 전액 ‘현금 선불(up front)’ 투자를 고집하던 미국이 한국 정부의 집요한 요청을 대폭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간 200억 달러까지만 현금 투자하도록 제한한 것이 특히 주목할 부분이다. 작지 않은 금액이지만, 우리 외환시장에서 큰 충격 없이 조달할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판단한 150억∼200억 달러의 범위 내다. 투자 이익을 한미가 반반씩 나누기로 한 건 아쉽다. 다만 20년 안에 원리금 상환이 안 될 경우 이익 배분 방식을 한국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은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보다 나은 조건이다.
이미 15% 관세가 부과되는 일본, 유럽연합(EU)산 자동차들보다 불리한 조건 속에서 경쟁하던 한국 자동차·부품 기업들로선 협상 타결이 가뭄 속 단비와 같다. 향후 미국이 부과할 반도체에선 ‘대만과 동등한 대우’, 의약품 관세에선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고, 쌀·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의 추가 양보가 없었던 점은 다행스럽다.우리 경제를 짓누르던 최대 위협 요인이 제거됐지만 ‘본게임’은 이제부터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충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해도 투자 효과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산업 기반 및 인재가 바닥난 미국의 조선업을 우리 손으로 일으켜 세우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는 이제 미국의 압박으로 시작된 대미 투자를 한국 제조업 영토를 확장할 기회로 바꿔야 하는 중대한 도전 앞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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