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 경고만 사전에 최소 3차례 있었음에도 서울시가 묵살하거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관계자 등을 포함하면 최근까지 5차례 이상 경고가 이어졌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이다.
먼저 한국터널환경학회는 2021년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사고 장소 인근에서 9호선 연장 공사와 세종∼포천고속도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데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터널 여러 개를 동시에 뚫을 경우 지반 침하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설계에 참고하겠다”며 지적 사항을 건설사에 단순히 전달하기만 했다. 비슷한 시기 9호선 연장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지하수 유출 및 지반 침하 우려가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흘려듣고 지나쳤다.
가장 심각한 경고는 2023년 서울시에 제출된 9호선 연장 안전영향평가 때 나왔다. 지하철 건설 및 운영이 지하 공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인근 단층대를 조사해 연약 지반임을 확인하고 ‘땅꺼짐 위험도’를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4단계 ‘위험’으로 분류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착공 후 지반 침하 위험 파악을 위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단 한 번도 안 했다. 사고를 막을 기회는 최근에도 있었다. 지하철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붕괴 우려 민원을 제기했지만 서울시는 “이상 없다”며 일축했다. 이달 인근에서 바닥 균열 민원 등이 접수됐을 때는 직접 현장에 가지도 않았다.
모든 사고에는 사전 경고나 전조 증상이 있다. 이번 사고 역시 위험신호가 여러 차례 울렸지만 서울시는 듣지 않았다. 이 같은 공무원들의 태만이 쌓여 귀중한 생명이 희생됐고, 시민들은 발밑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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