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2기 “北은 核국가” “제재로 못 막아”… 속수무책 韓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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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15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정책을 더 폭넓게 매우 심각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후보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어떤 제재도 그가 (핵) 능력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14일 북한을 ‘핵 국가(nuclear power)’라고 지칭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크게 다를 것임은 이미 예고된 일이지만 국무 국방 두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 북한에 대한 ‘핵 국가’ 지칭이나 대북 정책의 ‘폭넓은 재검토’ 발언은 북한이 이미 핵 역량을 고도화한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해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핵동결에 초점을 맞춘 ‘스몰딜’로 정책 변화를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최근 국회 보고에서 트럼프 2기가 ‘스몰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리아 패싱’을 우려한 바 있다.

나아가 장관이나 참모가 중심을 잡고 대통령의 독단적 정책 추진을 막아서던 트럼프 1기의 모습도 더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TV 앵커 출신의 열렬한 트럼프 추종자인 헤그세스 후보자는 물론이고 한때 정치적 앙숙이었던 루비오 후보자마저 이번에 트럼프 충성파로서의 면모를 확인시켜 줬다. 루비오 후보자는 트럼프 1기의 북-미 직거래 시도에 대해 “당시엔 나도 회의적이었지만 상황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에서 북핵 문제가 당장 미국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노딜’ 회담마저 외교적 성과라고 선전해 온 트럼프 당선인인 만큼 북-미 협상은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호주머니 속 카드로 여길 공산이 크다. 여기에 북한도 최근 잇단 미사일 도발로 관심 끌기에 나섰다. 그런데도 한국은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태에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외교부를 주축으로 트럼프 2기의 한반도 정책 검토에 우리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고위급 외교를 서둘러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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