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가누르기 방지법’과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연내 입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 두 법안을 ‘하반기 주요 9개 입법 과제’에 포함시켰다.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법안이지만 단독으로 밀어붙일 기세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의 별칭이다. 현행법상 상장 주식은 상속·증여 시점에서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평균 주가를 과표로 삼는다. 법에서 정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밑도는 상장주식은 과표를 비상장주식처럼 ‘공정가치’로 바꾸는 것이 주가누르기 방지법의 핵심 내용이다. 이소영 의원 발의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를 공정가치 산출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상속·증여세를 절감하려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사례를 막으면 밸류업 될 것이란 주장이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낮은 PBR을 ‘의도적 저평가’의 결과로 등치시키는 발상부터 상식적이지 않다. 건설업처럼 산업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철강·화학 같은 장치산업만 해도 구조적으로 PBR이 낮다. 상장사 주가가 경영진에 의해 조정된다는 전제는 문제가 있다. 낮은 주가를 외부환경 요인과 경영진 요인으로 구분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시세보다 높게 부과된 막대한 상속세를 내기 위해 더 많은 보유 지분을 처분하면 경영권은 더 불안정해진다. 시세가 있는 물건은 시세로 과세한다는 세법 원칙에도 어긋난다.
부동산감독원 설치도 ‘주요 선진국에선 유례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문재인 정부 때 무산된 법안이다.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 엄단을 앞세우지만 국토교통부 국세청 금융당국 등 이상 거래를 포착하고 단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다. 입법 시 특별사법경찰이 금융거래정보 및 세무자료 조회는 물론이고 직접 수사도 할 수 있어 ‘국민 사찰’ 위험이 커진다.
선의로 내놓은 정책이라도 방향이 틀리면 큰 반발과 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합리적 입법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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