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곳곳에 싱크홀…국민 불안 해소할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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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13 17:41 수정2025.04.13 17:41 지면A35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붕괴해 근로자 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지난 11일 발생했다. 지하에 고립된 20대 근로자는 13시간 만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도로가 엿가락처럼 휜 사고 현장은 대형 지진 현장을 방불케 했다. 사고 직전 이상징후가 감지돼 도로를 통제했기에 망정이지,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땅이 꺼지는 싱크홀 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어제 부산 사상구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는 가로 5m, 세로 3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겨났다. 불과 몇 달 전 싱크홀로 트럭 2대가 8m 아래로 추락한 곳이다.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과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도 소형 싱크홀이 발견됐다. 앞서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은 5개 차로를 함몰해 사망자를 냈다.

소형 싱크홀은 상하수도관 노후와 누수에 따른 토사 유실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형 싱크홀은 대부분 지하철 건설, 터널 공사 등 대규모 지하 개발에 따른 지반 공동화 현상이 직접적 원인이다.

정부는 신안산선 사고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싱크홀 위험 지역의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수습에 급급한 땜질식 대응에 그치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2085개였다. 서울에서는 매달 평균 2건의 싱크홀이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도 싱크홀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시스템은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지하철과 각종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민은 싱크홀이 언제 어디에서 또 나타날지 불안해하고 있다. 부실 공사, 안전 불감증 등 인재(人災) 요인을 차단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국 지반 상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실효성 있게 관리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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