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름뿐인 소방 국가직, 재정도 중앙 정부가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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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경기 부천시에서 발생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가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어제 엄수됐다. “소방이 재정 빨대”, “사과하라니 사과한다” 등 연속 망언으로 소방관들의 울화를 돋운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장례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은 아이러니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의 언행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고, 여당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뒷말이 오간다. 사고를 계기로 소방관 희생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을 되돌아보고 소방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뒷전이다.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 등 ‘위험 직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소방관은 최근 연평균 4명가량이나 된다. 원인으로는 현장 대응의 무리나 실수, 지휘 체계의 혼선, 인력·장비 부족과 함께 지방 정부에 의존하는 소방 재정 구조가 지적된다. 소방 공무원은 2020년 4월 지역 간 소방 역량 격차 완화와 국가 재난대응 책임 강화를 위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도 소방 예산은 대부분 지방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올해 전국 시도 소방본부 예산 8조 5967억원 가운데 국비는 9239억원으로 10.7%에 불과하고 나머지 7조 6728억원(89.3%)은 지방비다.

이는 그러잖아도 열악한 재정에 시달리는 지방자치단체들에 큰 부담이다. 소방 예산의 지방정부 의존은 국가적 안전 인프라인 소방 기능을 여러 측면에서 왜곡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우선 책임과 재정의 불일치가 소방 기능을 약화한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소방 업무에서 국가가 관여하는 비중은 60% 이상인데 관련 예산은 90%가량이 지방 정부 몫이니 소방 기능의 효율적 운영에 제약이 있다. 소방 장비와 소방관 처우의 지역 간 격차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소방 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를 살리려면 소방 예산에 대한 중앙 정부의 책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적어도 소방관 인건비와 소방 장비 구입비는 대부분 중앙 정부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방은 국가의 대표적 공적 서비스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소방 조직의 업무가 화재 진압 외에 각종 재난·재해 시 구조·구급으로 점점 더 커지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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