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약탈로 번진 프랑스 시위, 고질적 재정적자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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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역이 지난 주말 폭력시위로 얼룩졌다.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는 방화와 약탈이 잇따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에서 “어떻게 프랑스 국민이 프랑스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이번 시위 사태의 원인을 캐면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심각한 재정적자에 뿌리가 닿는다. 전통의 경제강국 프랑스가 처한 현실은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발단은 지난달 하순 고교생들의 시위였다. 이들은 ‘교실에 쥐와 바퀴벌레가 들끓는다’며 공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이어 노조 등이 생활물가 급등에 항의하며 시위에 가세했다. 경제가 잘 돌아가서 나라 살림이 윤택하면 이런 시위가 벌어질 리가 없다. 상황은 정반대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 안팎에 머물렀다. 올해는 0.4%(국제통화기금·IMF)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실업률은 7~8%대에서 떨어질 기미가 없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평가한 국가신용등급은 한국보다 낮다.

마크롱 정부가 재정개혁을 방치한 것은 아니다. 정부 부채가 GDP 대비 110%를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자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새해 예산안을 짰다. 나랏빚을 줄이려면 씀씀이부터 줄이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고통이 따르는 긴축은 민심 이반을 초래하기 일쑤다. 당장 교사 정원을 줄인다는 계획에 고교생들이 들고일어났다. 의회의 여소야대 의석을 고려하면 긴축안은 정부 뜻대로 통과가 어려워 보인다. 한마디로 프랑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프랑스에 비하면 한국은 여건이 한결 낫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3%로 제시했다. 국가채무 비율도 GDP 대비 40% 수준으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다. 그러나 정부 씀씀이가 헤퍼지고 연금 등 구조개혁을 게을리하면 언제든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겪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고물가와 주택난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일단 고질적인 재정적자의 늪에 빠지면 그땐 후회해도 늦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이것이 우리가 프랑스 시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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