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 탄핵 민심 오독도 오도도 안 된다

2 days ago 3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직전 조사인 3주 전과 비교하면 국민의힘이 10%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포인트 떨어졌고, 그 결과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갤럽 조사(국민의힘 32%, 민주당 33%)와 별 차이가 없게 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은 3주 전 조사에선 찬성 75%, 반대 21%였는데 이번 조사에선 찬성 64%, 반대 32%였다. 갤럽 측은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 국회의 탄핵소추안 내용 변경 공방, 수사권 혼선과 체포영장 집행 불발 등 난항 속에 진영 간 대립이 한층 첨예해졌다”고 했다. 그 와중에 기존 보수 지지층은 결집하고 야권에 대한 중도·진보층의 기대감이 잦아들었다는 것이다.

여권은 이번 조사를 놓고 현재 관저에서 농성 중인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거나 민심이 계엄의 불법성을 부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면 안 된다.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조사 때도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19%에 그쳐 국민의힘 지지율 32%와 괴리를 보였다.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은 따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도 여전히 탄핵 찬성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고 중도층의 탄핵 찬성 비율도 여전히 70%로 반대(24%)의 세 배 가까이 됐다.

결국 탄핵안 가결 직후 응답을 꺼렸던 보수층이 야권의 강공 드라이브 속에 이번 조사에서 적극 응답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진영 논리에 따라 답하는 정당 지지율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혹은 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평가로 왜곡하지 말라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독주에 중도 및 보수층이 실망하거나 결집한 측면이 크다. 그 점에서 야당이 국가 위기를 질서 있게 수습하려는 노력보다 대선 셈법에만 몰두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면 민심은 떠나갈 것이다. 여야 모두 탄핵 민심을 오독(誤讀)해서도 오도(誤導)해서도 안 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월요 초대석

    월요 초대석

  • 내가 만난 명문장

    내가 만난 명문장

  • 청계천 옆 사진관

    청계천 옆 사진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