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교육 아니면 자녀 0.53명 더 낳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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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1일 앞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뉴스1 사교육을 통한 ‘지위 경쟁’이 출산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실증적으로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동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지위 경쟁 그리고 한국의 저출산’ 논문에 따르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사교육의 ‘지위 경쟁’ 효과를 제거하면 실제 1.92명보다 0.53명 많은 2.45명이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4세·7세 고시, 초등 의대반 같은 과도한 사교육 경쟁이 없었다면 출산율 하락 속도가 지금보다 완만했을 것이란 뜻이다. ‘지위 경쟁’이란 부모가 자녀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나은 교육적 성취를 위해 교육비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현상을 말한다. 저소득층일수록 ‘지위 경쟁’ 참여가 고통스럽고 출산에 따른 기회비용이 컸다. 소득 상위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늘면 나머지 가구도 이를 따라갔다. 그 결과,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8.4%)이 소득 상위 20% 가구(5.1%)보다 높았다.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는 것이다. 정부가 저출생 대책으로 보육, 교육의 현금성 지원을 늘려 왔지만 출산율이 반등하지 못한 이유도 설명된다. 남보다 앞서는 것이 기준이 되는 ‘지위 경쟁’의 특성상, 현금성 지원으로 생긴 가계의 여력마저 사교육 투자로 흡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27조5000억 원이었다. 우리 아이만 뒤처질까 하는 불안에 사교육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두가 불행해지는 경쟁이 아닐 수 없다. 연구팀은 과도한 사교육 지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고소득층의 사교육 지출에 과세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출산, 보육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명문대 진학과 양질의 일자리라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일종의 ‘의자 뺏기’ 경쟁이 벌어지는 한 사교육 수요를 강제로 줄이기는 어렵다. 결국 우리 사회가 다양한 직업을 존중하고 특정 집단이 자원을 독식하는 구조를 깨야만 한다. 그러려면 공교육의 질적 혁신과 노동시장의 체질 개선이라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영감 한 스푼 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청계천 옆 사진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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