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제 석유제품에 적용하는 최고가격을 재차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중동전쟁 발발 직후인 3월 13일 제도를 시행한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국내 석유 판매 가격을 원유 도입 가격보다 낮게 묶은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휘발유 최고 가격은 L당 1934원, 경유는 1923원을 유지하게 됐다. 정부는 또 주유소사업자의 재고 관리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가격 조정 주기를 기존 2주에서 4주로 늘리기로 했다.
시행 3개월째로 접어든 석유최고가격제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따져볼 때가 됐다. 제도를 처음 시행할 때는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고, 민생 물가에까지 불안이 번졌던 만큼 ‘긴급조치’ 도입에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임시 제도가 상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럴당 100달러대에 원유를 도입하는데 판매 가격을 배럴당 60~70달러 수준으로 계속 맞출 수는 없다.
재정 부담부터 가벼이 넘길 수준이 아니다. 앞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최고가격제 6개월 유지’를 전제로 4조2000억원 규모 예비비를 짰다. 그런데 제도 시행 3개월 만에 정유 4사의 손실이 이미 누적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손실 보전 기준을 놓고도 정부와 업계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당 1500원대 원화 약세까지 이어지면서 원유 도입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에너지 수요 억제 효과가 작고 위기에 둔감해지는 부작용도 간과해선 안 된다. 에너지 위기에도 차량 이용과 냉방 수요는 별로 감소하지 않았다. 불균등한 제도 혜택도 점검해야 한다. 소득과 이용 목적에 관계없이 ‘싼’ 석유 가격이 적용되면서 생계형·저소득층 이용자보다는 비생계형·고소득층 이용자가 절대 금액 기준으로 더 큰 지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격 억제보다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적 현금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 것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석유 가격을 왜곡한 충격은 언젠가는 되돌아온다. ‘진통제’는 당장의 고통을 잊게 할 뿐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정부는 고시 주기 연장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시장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로드맵부터 내놔야 한다.

1 week ago
7
![숨기고 싶던 '메이드 인 차이나' 10년 만에…"중티난다" 열광 [토요칼럼]](https://static.hankyung.com/img/logo/logo-news-sns.png?v=20201130)
![[사설]EU “반도체 위기 땐 비상권한”… ‘파업 무방비’ 韓 보완 입법 서둘 때](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9/134019982.1.jpg)
![[사설]고물가에 실질소득 0%대 증가… ‘인플레와의 전쟁’ 고삐 좨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8/134010943.1.jpg)
![[사설]‘서소문 고가’ 수준 D등급 교량 104개, 최악 E등급도 13개](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7/134005305.1.jpg)
![여론조사 홍수 속 “응답 샘플 모자라 중단” [횡설수설/윤완준]](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9/134019557.2.jpg)
![[광화문에서/조은아]신입사원 멸종 위기… ‘유연근무 혁명’으로 넘어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9/134019896.1.png)
![[고양이 눈]틈새의 삶](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9/134018228.5.jpg)
![[동아시론/고학수]AI가 흔든 ‘증거의 신뢰성’… 검증 체계 새로 짜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9/134019894.1.jpg)



!['통한의 극장골 실점 패배' 주승진 김천 감독 "뒷심이 부족했다" [전주 현장]](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714010261496_1.jpg)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5〉 [AC협회장 주간록105] 마이클 잭슨 자산과 스타트업 경영](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4/news-p.v1.20260504.773e529e3f474adea55b425cf6daf8c2_P3.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