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캐나다 해군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수주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캐나다 정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선정한 것이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TKMS와 최종 경쟁을 벌였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동맹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CPSP는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잠수함 도입 후 30년간 유지·보수·정비(MRO) 비용까지 더하면 사업 규모가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우리 정부와 군, 기업은 ‘팀 코리아’를 이뤄 전방위 수주전을 펼쳤다. 3000t급 도산안창호함을 캐나다로 보내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2032년 첫 함을 인도하겠다며 빠른 납기를 강점으로 내세웠고, 파격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도 제안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캐나다를 방문해 외교전을 폈다.
하지만 독일도 정부 차원에서 생산 일정을 조정하며 납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나토 회원국 간 공동 운용과 합동 임무, 군수 지원이라는 전략적 이점까지 더해졌다. 캐나다 입장에서 미국 의존을 줄이는 동시에 나토와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능과 납기에서 대등한 평가를 받은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잠수함 원조국과 박빙 승부를 펼치면서 K방산 경쟁력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주 기회는 열려 있다. 이번에 쌓은 경험과 교훈을 토대로 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K방산은 성능, 납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서방권의 핵심 전략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외교안보 역량까지 갖춰야 도약이 가능하다. 동맹국과 연대를 공고히 하고 다자간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외교적 신뢰를 축적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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