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원하는 것 다 지원"…이게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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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업 첨단도시는 그곳에 오는 두 회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진짜 실리콘밸리처럼 조성해 달라고 하면 인재 유치와 교육 모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정부가 확정한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인 4700조원(장기 투자 포함)을 투자하기로 한 기업들을 위해 ‘직주락(職住樂)’이 실현되는 맞춤형 배후도시를 조성하겠다는 통 큰 약속이다. 기업들이 안고 있는 투자 불안을 해소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인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은 반도체산업의 ‘남방 한계선’을 뛰어넘는 국가적 도전이다. 수도권 이탈을 꺼리는 첨단산업 인재를 유치하려면 직주락의 유기적 융합은 기본이다. 서울로 가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자녀 교육이 가능한 명문 초·중·고교 설립 등 교육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혁신도시 등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된 정책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도 돌아봐야 한다. 국가가 정해 놓은 틀에 기업을 끼워맞추는 획일적인 분산 투자로는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제는 기업이 도시 개발의 중심에 서서 필요한 환경을 설계하고 정부가 이를 과감하게 뒷받침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더구나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첨단 핵심 산업 투자라면 이게 백번 옳은 방향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달 메가특구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지역별 전략산업에 필요한 규제 완화와 인프라 지원을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선택하는 ‘메뉴판식 특례’가 핵심이다. 하지만 산업계가 줄곧 요구한 주 52시간제의 예외 적용 등 노동 유연화 대책은 여전히 당내 이견이 팽팽하다고 한다. 규제 완화의 첫걸음부터 기업의 기대를 저버려서야 되겠나. 정권 명운이 걸린 국가 초격차 프로젝트를 집권 여당 스스로 발목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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