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밤 9시 의원총회를 열고 8, 9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어 심야에 선관위원장을 새로 임명해 이를 의결했다. 그러나 김 후보가 이 안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강행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두 사람의 단일화 논의가 파국 직전까지 오게 된 것은 사실상 예정된 결말이다. 경선은 경선대로 진행해 놓고, 한편에선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한 전 총리를 출마시켜 단일화를 하라고 하니 “무임 승차냐” “부전승이냐” 논란이 일게 된 것이다. 민주화 이후 유력 정당 대선 후보가 경선 없이 선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이날 담판을 마친 뒤 “(무소속으로라도) 후보 등록을 할 생각이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고 했다. 특정 세력의 한덕수 차출 기획설을 거론한 것이다. 실제로 경선 이후 당에서는 석연찮은 일들이 꼬리를 물었다. 김 후보 확정 당일 밤부터 “단일화 시작하자”는 압박이 등장했고, 당 조직이 자당 후보를 충실히 지원하지 않는 일이 생겼다. 물론 김 후보가 “나는 김덕수(김문수+한덕수)”라며 단일화에 적극 나설 것처럼 행동해 친윤 등 당내 지지를 얻어냈다가 선출된 뒤론 급할 게 없다는 식으로 나오면서 분란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국민의힘은 얼마 전까지 찬탄 반탄으로 당이 쪼개졌는데, 이제는 단일화를 놓고 분열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무상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느냐”며 꼬집었고, 안철수 의원은 “경선 후보들은 들러리였냐”고 되물었다.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전당대회 중단을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반면 김 후보에게 “사기당했다”는 반발도 크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파면 이후에 진정성 있는 사죄도, 전직 대통령 제명 등 절연 노력도 없었다. 그러더니 정도가 아닌 꼼수로 대선에 임하려다 게도 구럭도 다 잃을지도 모르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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