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형 성장펀드가 어제부터 6000억원 규모로 판매를 시작했다. 주요 증권사와 은행에서 1차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5년간 자금이 묶이지만 정부가 손실액의 최대 20%를 메워주고, 최대 1800만원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까지 주어져 완판은 예견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올해 30조원 등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의 운용 성과를 국민과 나누기 위해 도입됐다. 간접투자 방식(7조원)의 일부로 국민 모집액 6000억원과 재정 1200억원으로 조성된다. 자금의 60% 이상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등 첨단 전략산업에 투자한다. 30% 이상은 비상장사나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에 투자한다. ‘1등급’ 고위험 상품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의 손실 보전이 초래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다. 국민의 투자 문턱을 낮추려는 취지지만, 일부 투자자가 받는 혜택을 전 국민이 나눠 부담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손실 보전이라는 장치가 느슨한 심사나 안이한 투자를 부추길 위험도 있다. 부실한 투자로 손실이 발생하면 국민 세금으로 전가된다. 소득공제 역시 세금 감면 혜택이라는 점에서 다른 펀드와 형평성 시비가 생길 수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불러올 구축효과도 경계해야 한다. 우량 투자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대규모 정책자금 투입이 민간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간 투자를 유인할 마중물이 오히려 민간 자본을 밀어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정권에서 정책 목표에 따라 녹색성장펀드, 통일펀드, 뉴딜펀드 등을 내놨지만 저조한 수익률과 함께 용두사미로 끝난 경험이 있다. 국민의 소중한 재산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수익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 아래 민간 운용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과거 실패를 답습해 또 하나의 ‘관치 성장펀드’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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