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정부와 정유업계는 약 1억18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한다. 우리 경제가 60일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의 경우 수입의 77%를 차지하던 중동산 공급이 끊기면서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 석유화학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거나 공장을 멈췄고 식품·화장품 포장재, 일회용 주사기 및 의료제품,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의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정유 과정의 부산물로 나오는 아스팔트 가격까지 급등해 전국 곳곳에서 도로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중동산 알루미늄, 질소 비료용 요소 공급도 탈이 나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차, 건설자재 생산과 봄 파종기를 맞은 농사에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멈춰 선 후유증은 오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력 도매가격은 LNG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데, 국제가격이 갑절로 뛰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1500원 선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은 수입 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달에 비해 16.1% 올랐는데,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원유만 보면 198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번 전쟁은 1, 2차 오일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합한 대형 악재가 될 거란 전망이 현실이 돼 가고 있다.수입물가 상승과 소비재 공급난은 국민의 실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건 더 무섭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위기 관리 능력은 이번 사태로 시험대에 올랐다. 중동 사태가 더 길어져도 ‘제조업 한국’의 엔진이 멈춰 서는 일이 없도록 공급망을 재정비해야 한다.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1 week ago
19
![4.5F[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39〉](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4/24/133808524.3.jpg)
![집중[고양이 눈]](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4/24/133808513.4.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