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EU, 美에 ‘맞불’… 확전되는 글로벌 관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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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맞불 관세’를 물리기로 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캐나다 등도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미국이 일방적, 자의적으로 정해 던진 관세폭탄에 각국이 맞대응에 나섬에 따라 글로벌 관세전쟁이 급속히 격화되고 확산되는 모양새다.

미국 세관당국은 5일부터 모든 국가에 공통인 10% 기본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국가별 상호관세는 9일부터 부과한다. 기존 20%에 34% 관세가 추가된 중국은 미국산 전 품목에 미국이 물린 것과 동일한 관세를 물리고, 희토류 수출도 통제하겠다고 했다. 20% 관세를 맞은 EU도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고, 캐나다는 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다. 이에 대응해 미국이 ‘징벌적 관세’를 더 부과하면 관세전쟁은 걷잡을 수 없는 확전의 길을 걷게 된다. 한국으로선 수출 1, 2위 대상국 간의 갈등이 격화할수록 수출이 더 위축되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도 커지고 있다. 미 증시 시가총액이 이틀 만에 6조6000억 달러(약 9600조 원) 감소했고, 올해 미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인내심을 가져라. 중국은 훨씬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이긴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조기 관세 재조정 가능성을 차단했다.

한국으로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무력화함에 따라 대미 수출품은 25% 관세를 물고, 미국산 제품을 수입할 때는 평균 0.79%의 낮은 관세만 부과하는 불공평한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상호관세로 인해 한국의 연간 대미 수출이 7.5%, 510억 달러(약 75조 원)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주요국 중 5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보복하지 말라’는 미국의 으름장에 눌려 ‘공식 유감 표명’ 같은 기본적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은 미국의 요구조건과 최우선 순위를 파악해 협상에 착수하는 일이 급하다. 대통령 궐위, 조기대선이란 국내 정치 혼란을 이유로 신속히 대응하면 피하거나 낮출 수 있는 높은 관세를 우리 기업들이 부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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