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 하프마라톤 완주한 中 로봇…걱정만 하고 있을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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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1 17:49 수정2025.04.21 17:49 지면A31

중국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난 주말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21㎞의 하프 마라톤 코스를 완주해 주목받고 있다. 키 180㎝, 몸무게 52㎏의 휴머노이드 톈궁(天工) 울트라 로봇은 마치 사람처럼 두 발로 성큼성큼 달리며 2시간40분42초 만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톈궁은 배터리를 세 번 교체했고 한 번 넘어졌지만 시속 8∼10㎞ 속도로 달리기를 끝냈다고 한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 와중에 또 한 번 첨단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센서, 정밀 제어, 배터리 등이 모두 집약된 분야로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불린다. 중국은 앞서 지난 1월엔 챗GPT에 필적하는 저비용 AI 모델 ‘딥시크’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 21대 중 완주 모델이 4대뿐이고 톈궁을 뺀 다른 세 로봇의 완주 시간은 3시간 이상이었지만 중국의 기술력을 깎아내리기는 힘들다. 비야디(BYD)가 전기차 시장 매출에서 테슬라를 따라잡은 것처럼 휴머노이드에서도 중국의 양적·질적 성장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휴머노이드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옵티머스’ 로봇 양산을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40년에는 휴머노이드가 100억 대 넘고 사람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등을 통해 10년 전부터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으로 2027년까지 세계 선두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반면 AI,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등 신기술 분야에서의 우리 경쟁력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이공계 우수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고 기업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반도체법, AI 기본법 등은 정치권에 발목 잡혀 있다. 미국, 중국만 쳐다보며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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