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한동훈 후보는 25일 일대일 토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책임론 등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에 진출한 홍·한 후보가 서로를 지목하며 각각 주도권을 가지고 1시간 30분씩 총 3시간 동안 진행된다.
홍준표 후보는 “내가 당 대표였으면 계엄도 일어나지 않았고, 탄핵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대표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대통령에게 시비 걸고 깐족대고 하니까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나. 내가 대표였으면 아무리 속상해도 대통령과 협력해서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 맞췄던 사람들이 계엄의 책임이 있다”며 “저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보수 정당에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한 후보는 이어 “계엄이 해프닝이었다는 생각 지금도 동일한가”라고 물으며 “대구에서 많은 시민을 만났는데 소상공인의 삶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환율도 폭등했는데 해프닝일 뿐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계엄 때문에 세상이 흉흉하니까 그런 피해는 있었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는 “작년 11월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기소에 대해 ‘꼭 이런 것도 기소해야 옳았나’라고 했다”며 “지방자치단체장이 법카 가지고 과일 사 먹고, 샴푸 사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작은 것을 끄집어내서 기소해서 정치적 논쟁거리를 만드냐는 말”이라며 “온갖 사소한 것 잡아서 터는 게 수사 비례의 원칙에 맞는가. 법무부 장관을 했으면 논리에 맞게(말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 씨 관련 수사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한 후보의 질문에 “법에도 눈물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는 민주당 사람들한테만 눈물을 흘리는가”라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과 같이 간다고 눈물을 흘리는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홍 후보가 ‘집권하면 이재명의 민주당 세력과도 함께 가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홍 후보는 “3년 동안 윤 전 대통령이나 한 후보가 나라 운영을 어떻게 했길래 지금 나라가 이 꼴이 됐는가”라며 “한 후보나 윤 전 대통령처럼 똑같이 대결 구도로 하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화할 건 대화하고, 타협할 건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깐족’이라는 표현을 두고도 두 후보는 충돌했다.
한 후보는 “일상생활에서 주변인들에게 깐족댄다는 말을 쓰는가”라며 “그런 표현 쓰면 안 된다. 폄하하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오늘 깐족대는 것만 보고 다음부터 안 쓸 것”이라며 “깐족댄다는 표현을 모르고 저래 쌌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