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고금리 예금…'年 4%' 금융지주·보험사 채권 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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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자 금융지주·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보험사 후순위채가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지자 연 4~5%대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고금리 상품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리스크 요인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사라진 고금리 예금…'年 4%' 금융지주·보험사 채권 사볼까

◇금융지주·은행 영구채 ‘눈길’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지난 3일 2500억원어치 영구채를 발행했다. 채권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를 15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늘렸다.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영구채는 주식처럼 만기가 없으면서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를 주는 금융 상품이다. 특히 규제 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돼 금융권에서 자주 활용하는 카드다. 만기가 30년으로 길지만 통상 발행 시점 5년 뒤 콜옵션(조기 상환권) 조건이 붙는다. 영구채가 사실상 ‘만기 5년 채권’으로 불리는 이유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은행들이 영구채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기금 등 ‘큰손’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매수 주문이 쏟아지는 등 영구채 조달 환경이 개선됐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은 다음달 올해 첫 영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최대 4000억원까지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영구채 투자의 최대 장점은 금리다. 예컨대 메리츠금융이 지난 3일 발행한 영구채 조달 금리는 연 4.7%로 책정됐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쏠쏠한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2개월 기준)는 연 2.7~2.8%로 집계됐다.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영구채도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값이 오르는 구조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고된 만큼 중도에 매매 차익도 가져갈 수 있다. 매매 차익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보험사 후순위채도 ‘봇물’

보험사 후순위채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후순위채는 통상 10년 만기에 3~5년 뒤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구조로 발행된다. 영구채와 마찬가지로 자본으로 일부 인정된다. 후순위채는 변제 순위가 영구채와 비교해 한 단계 앞서 있다. 이 때문에 신용도가 금융지주·은행보다 낮은 보험사들은 영구채보다 후순위채를 통한 자본 확충을 선호하는 편이다.

개인투자자가 매수할 수 있는 후순위채 물량도 충분한 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보험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는 3조8500억원에 달한다. 고금리 메리트를 노린 ‘채권 개미’들도 보험사 후순위채 매수에 적극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는 KB손해보험의 후순위채를 총 796억원어치 매수했다. 5년간 연 4.2% 금리로 이자 수익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뜨거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원금 손실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정성을 고려하면 금융지주의 영구채를, 수익성을 고려하면 보험사의 후순위채 투자를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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