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산 안마의자, 버리려니 이런 장삿 속도 없네요.”
허리통증 치료차 안마의자를 구입한 A씨가 말했다. 안마의자가 고장 나 수리를 하려고 보니 새로 사는 게 나을 정도로 비용이 청구되자 결국 100만원이 좀 안 되게 주고 산 안마의자지만 버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고가의 안마의자를 폐기처분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 A씨는 “(안마의자) 설치는 그렇게 쉬운데 폐기하려니 (업체에선) 방관하며 장삿속이더라고요. 사설업체를 이용해 버리려 해도 생돈 19만원을 내야했다”고 전했다.
몇 년 사이 ‘효도 가전’으로 각광받게 된 안마의자가 최근 폐기 처분시 ‘골칫 덩어리’로 전락했다. 살 때 비싸게 주고 산 것도 모자라 버리거나 이전설치를 할 때에도 수십만원이 들어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안마의자 업체들은 안마의자를 처음 구매시에는 무료로 설치를 해주는 반면, 폐기 처분시에는 별도로 수거해가지 않고 있다. 대신 안마의자를 같은 브랜드에서 새 제품으로 교체시에만 기존 제품을 무상수거해 가는 식이다.
만약 이전 설치를 원할 경우 복층 이동을 포함한 다른 층 이동시 15만원, 같은 층 안방에서 거실 등으로 이전할때도 13만원 등의 비용을 물어야 한다. 거리에 따라 30만원대에서 70만원대까지 이전 설치비를 요구하는 업체도 있다.
그러다보니 안마의자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 고장이 나 버리거나 이전 설치를 할 때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생활 속 대형 폐기물 처리 신청을 하더라도 거주 지역마다 안마의자를 따로 수거해 가지 않거나, 수거해가더라도 비용이 1만5000원에서부터 3만원으로 각기 달라서다.
무엇보다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생활 속 대형폐기물 처리 신청을 할 경우, 1층 수거 장소로 소비자들이 직접 안마의자를 이동해놔야 해 수거 서비스 자체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한모씨는 “홀로 사는 어머님이 그 무거운 안마의자를 어떻게 아파트 1층까지 나를 수 있겠냐”며 “애당초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에서 제공하는 대형 폐기물 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소비자들은 사설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통상 3만원 내외의 수수료를 내면 안마의자를 구청 등에서 수거해가는 것과 달리 사설업체를 이용할 경우 그 수수료는 10만원대로 훌쩍 뛰게 된다.
이마저도 사설업체에서 견적을 내보며 계단이나 엘레베이터 유무, 거리 등에 따라 20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비싼 수수료에 이전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다보니 불필요해진 안마의자를 집 안밖에 방치하는 경우가 생긴다.
대형 폐기물 수거업체 한 관계자는 “안마의자는 분해가 어렵고 너무 무거워서 수거하는 업체들도 꺼리는 제품 중 하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전문가가 아닌 경우 이전 설치를 하거나 옮길 경우 아예 안마의자가 고장이 나버리는 수가 있어 쉽게 옮길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