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쏠림은 기회…미국 밖 소형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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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쏠림은 기회…미국 밖 소형주 주목"

입력 : 2026.06.28 17:45

美 운용사 아티잔 파트너스
데이비드 삼라 매니징디렉터
전통산업 주가 저평가 아냐
미국 빅테크 고공행진 따른 착시
남들 안볼때가 진짜 '투자 노다지'
내재 가치 대비 싼 우량주 찾아야
다가올 최대 리스크는 '정부 부채'

사진설명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특정 섹터와 국가로의 유동성 쏠림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필두로 한 패시브 투자의 대중화가 전 세계에 정형화된 투자 패턴을 만들면서, 역설적으로 시장의 비효율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면서 잠재력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 투자'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데이비드 삼라 '아티잔 파트너스' 매니징 디렉터(MD)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이 오히려 가치 투자자들에게 '타깃이 풍부한(Target-rich)'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티잔 파트너스는 5월 말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1860억달러(약 255조원)에 달하는 미국의 대형 독립계 운용사다. 삼라 MD가 이끄는 '인터내셔널 밸류 전략' 부문은 2002년 설정 후 24년간 연평균 11.83% 수익률을 기록하며 벤치마크를 매년 5%포인트 이상 아웃퍼폼하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철저한 기업 리서치를 바탕으로 내재 가치 대비 최소 25% 이상 할인된 우량주만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철학을 고수한다.

삼라 MD는 "오늘날 자본은 기술주, 방산·항공우주 그리고 최근까지 석유 관련 주식으로만 몰려들고 있다"며 "그 외 모든 분야는 뒤로 밀려났는데, 역설적으로 바로 그 소외된 영역에 다양한 기회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에 유입된 자본의 40~50%는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나온다"며 "문제는 이 거대한 자금이 개별 기업의 가치를 따지지 않고 국가 전체나 특정 산업군을 통째로 묶어서 기계적으로 사들이다 보니, 전 세계 유사한 기업들의 몸값이 차별화되지 않고 비슷해지는 동조화 현상이 극명해졌다"고 짚었다.

미국 증시는 비싸고 비(非)미국 증시는 싸 보이는 현상에 대해 삼라 MD는 "특정 국가 시장 전체가 통째로 잘못 평가돼 저평가된 것이 아니다"며 "단지 미국 지수에는 몸값이 높게 뛰는 빅테크 기업이 많고, 다른 나라 지수에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전통 산업 기업의 비중이 높아서 생긴 착시"라고 설명했다. 지수 자체의 저평가 착시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미국 외 지역의 소형주' 시장을 그는 가장 매력적인 '노다지'로 꼽는다.

한국 증시의 큰 축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중화학공업 등 경기 순환형 산업에 대해 삼라 MD는 "우리는 경기 순환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으며, 오랫동안 자동차·금융·반도체 등에 투자해왔다"며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정상화된 이익 창출력'을 바라보고, 중간 사이클의 수익성 추정치를 기반으로 내재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반도체 사이클의 최고점 이익에만 갇혀 있었다면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창출하는 이익을 과소평가했을 것"이라며 "경기 순환형 비즈니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기업보다 훨씬 복잡하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매수할 때 훨씬 큰 할인율을 요구하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삼라 MD는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거시적 위험으로 '정부 부채의 급증'을 꼽았다. 삼라 MD는 "대부분 국가에 존재하는 높은 수준의 정부 차입과 재정적자는 민간 시장을 밀어내는 구축 효과를 낳고, 과도할 경우 심각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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