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작은 어땠을까. 초창기 우주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을까. 바다는 왜 짤까. 인류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봤을 질문임에도, 막상 입을 열면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 '핵심 질문'들에 대해 과학 문외한이었던 한 여행작가가 직접 학계의 권위자들을 찾아다니며 이해하기 쉽게 답변을 정리한 책이 다시 돌아왔다. 빅뱅부터 인류의 탄생까지, 실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은 출간 20년 만에 완성도를 높인 증보판으로 독자를 만난다.
책의 출발점은 저자 빌 브라이슨의 어린 시절 경험이다. 그는 지구 내부를 서로 다른 색의 층으로 표현한 한 장의 그림에 강하게 매료됐다. 어떻게 용암은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는지, 우리가 딛고 선 땅은 왜 아래로 녹아내리지 않는지, 지구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지 않고도 그 구조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어린이의 머릿속은 질문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화산의 용암처럼 뜨겁던 탐구심은 지리 교과서를 펼치자마자 이내 돌처럼 차갑게 식어버린다. 질문에 대한 설명 대신 '배사 구조' '향사 구조' '축성 단층' 같은 낯선 용어들만 나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은 가장 흥미로운 질문들로 가득 차 있지만, 이를 가르치는 교과서는 정작 질문에 답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브라이슨에 따르면 많은 과학 교과서는 "모든 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명백해진다는 재미있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쓴 책"이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출발점 역시, 자신이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 나서겠다는 결심이었다.
2003년 출간 이후 '최고의 과학교양서'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책은 우주의 기원인 빅뱅에서 출발해 원자의 탄생, 지구의 형성과 생명의 출현, 그리고 인류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이번 개정판은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최신 과학의 성과를 충실히 반영했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된 사연부터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고대 인류에 대한 최신 고고인류학 연구까지 과학의 최전선에서 벌어진 변화들이 자연스럽게 보강됐다.
곳곳에 배어 있는 브라이슨 특유의 영국식 시니컬한 유머와 위트 역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자신의 과학적 무지를 과학자 앞에서도 숨기지 않는 그는 독자가 '모른다'는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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