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시간·고통 확 줄인 전립선암 치료...‘단 하루의 기적’ 만들죠 [닥터스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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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시간·고통 확 줄인 전립선암 치료...‘단 하루의 기적’ 만들죠 [닥터스 라운지]

입력 : 2026.06.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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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라키테라피 선구자, 조재호 연세암병원 교수]
쌀알만한 방사선씨앗 심으면 끝
통증 거의 없이 하루 만에 퇴원
치료비·회복기간 부담 확 줄어
연세 방사선종양학과에 ‘긴 줄’

조재호 연세암병원 교수의 진료실 앞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선다. 지난 15년 간 전립선암 치료 연구를 주도해온 조 교수는 한국 브라키테라피 선구자로 불린다. <심희진 기자>

조재호 연세암병원 교수의 진료실 앞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선다. 지난 15년 간 전립선암 치료 연구를 주도해온 조 교수는 한국 브라키테라피 선구자로 불린다. <심희진 기자>

60대 전립선암 환자 A씨는 가는 병원마다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완치보다 두려운 것은 평생 뒤따를지 모를 요실금 같은 후유증이었다. 일상 보존이 간절했던 그에게 ‘브라키테라피(근접 방사선 치료)’는 최상의 대안이었다. 주치의였던 조재호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시술 후 다음 날이면 웃으면서 퇴원할 수 있다”며 확신을 심어줬다.

전신마취 상태에서 한 시간 남짓, 전립선에 ‘쌀알 크기의 방사선 동위원소’를 삽입하는 것으로 치료는 끝났다. 암세포 제거와 삶의 질 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 A씨는 이튿날 오전 “조직 검사보다 통증이 적었다”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퇴원했다.

A씨가 경험한 일상 복귀는 이제 국내 전립선암 환자들의 보편적인 지향점이 됐다. 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생 1위에 올라설 정도로 환자군이 방대해지면서, 치료의 목적이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기능을 보존하는 질적 영역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전립선암 환자 증가세를 진료실에서 매일 체감하고 있다. 그는 “전공의 시절인 1997년만 해도 방사선종양학과를 찾는 전립선암 환자 비중은 1~2%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20%에 달한다”며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 활성화로 인해 폐암·유방암과 견줄 만큼 매주 많은 신규 환자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은 방사선의 물리적 특성을 극대화한 데서 기인한다.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발원지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에너지가 급격히 감소하는 성질을 갖는다. 종양 내부에 방사성 씨드(요오드-125)을 직접 삽입하는 브라키테라피는 암 조직에 고선량의 에너지를 집중시키면서도 불과 1cm 거리에 인접한 직장이나 방광 등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은 최소화한다. 신체 외부에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식과 뚜렷이 구별되는 지점이다.

조 교수는 “요오드-125는 에너지 세기가 낮아 조직 투과 거리가 짧고 체외로 방출되는 방사선량도 극소량이어서 가족 등 주변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며 “다만 예방 차원에서 시술 후 1~2개월간은 영유아를 장시간 무릎에 앉히거나 임산부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행위는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국내 브라키테라피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인물이다. 2004년부터 이 분야를 개척해온 그는 2012년 방사성 씨드를 바이오폴리머로 연결해 고정하는 4세대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방식은 씨드를 하나씩 종양에 삽입하는 구조여서 일부 이동 가능성이 있었고, 이에 따라 방사선 분포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조 교수는 “4세대 기술은 씨드를 연결된 형태로 삽입해 이동 가능성을 거의 차단한다”며 “그 결과 방사선이 계획한 위치에 정확히 전달돼 선량 분포의 정밀도와 치료 효과의 일관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방사선종양학의 정밀함과
비뇨의학 기술력 응집시켜
두 분야 아우르는 임상역량이
전립선암 치료 성패를 가른다

조재호 연세암병원 교수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브라키테라피 치료의 최신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치료 과정에서 특히 신경쓰는 분야는 직장 등 주변 장기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심희진 기자>

조재호 연세암병원 교수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브라키테라피 치료의 최신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치료 과정에서 특히 신경쓰는 분야는 직장 등 주변 장기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심희진 기자>

브라키테라피는 방사선종양학의 정밀함과 비뇨의학의 기술력이 응집된 다학제 협진의 결정체다. 조 교수의 경우 월·수요일에는 수술실 집도를 맡고 화요일에는 환자별로 최적 선량 계획을 수립한다. 실시간으로 직장 초음파를 보면서 전립선을 천자하는 방식인 만큼 수치적 계산을 토대로 한 디자인과 외과적 술기가 빈틈없이 맞물려야 한다.

조 교수는 “환자의 해부학적 조건 등을 고려한 치료 기획은 방사선종양학의 전문성이고 씨드를 목표 지점에 오차 없이 배치하는 것은 비뇨의학적 숙련도”라며 “양쪽 분야를 아우르는 임상 역량이 치료 성패를 가른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의 난제 중 하나는 인접한 직장을 보호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 분야에서 정상 조직 보호 기술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통상 6주가 소요되는 외부 방사선 치료와 달리 중입자치료는 약 3주(12회) 만에 종료되는데, 회당 조사선량이 높은 만큼 직장 등 주변 장기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조 교수는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생분해성 물질인 하이드로젤을 주입해 1cm의 완충 공간을 확보하는 시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직장 손상을 최소화했다. 초기 중입자치료(CIRT)에 주로 쓰이던 이 기술은 현재 세기변조방사선치료(IMRT), 정위적체부방사선치료(SBRT), 브라키테라피 등 치료 전반으로 확대돼 부작용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조 교수는 더 나아가 하이드로젤의 형태와 위치에 따른 선량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등 표준 치료법까지 주도 중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특정 치료법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병기와 해부학적 조건, 전신 상태와 삶의 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년 간 쌓아온 1500여 건의 전립선암 브라키테라피 임상 경험은 정밀 방사선의학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 조 교수는 그동안 방사선 치료의 주요 부작용인 염증과 섬유화를 줄이기 위한 연구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호르몬 치료에 따른 전립선 부피 변화를 분석해 환자별로 최적의 조사 시점과 치료 방법을 정립하고 있다.

그는 “저위험군 기준 브라키테라피의 10년 완치율은 90% 이상”이라며 “앞으로는 개별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 경로를 제시하는 정밀의료 구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립선암이 남성 1위 암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조 교수는 “중요한 것은 특정 치료법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병기와 해부학적 조건, 전신 상태와 삶의 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진 기자>

전립선암이 남성 1위 암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조 교수는 “중요한 것은 특정 치료법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병기와 해부학적 조건, 전신 상태와 삶의 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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